기획재정부 장관직에 내정된 이후 깜짝 인기몰이를 했던 윤증현 내정자의 미니홈피가 9일 결국 잠정 폐쇄됐다.
1.19 개각이 후 윤 내정자의 미니홈피는 약 5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방문해 당부와 축하 글을 올리며 성황을 이뤄왔다.
직접 개설한 것이 아닌 윤 내정자가 금융감독위원장을 퇴임한 2007년 당시 직원들이 아쉬움을 담아 개설해 선물한 미니홈피는 윤 내정자의 사진과 활동 내역 등이 차곡이 담겨져 있어 하나의 앨범 혹은 자료집의 역할을 대신해 왔다.
또 중국어로 큰형, 대장을 뜻하는 윤 내정자의 별칭을 담은 ‘따거(dage)’라는 홈피 주소와 ‘지혜는 물과 같아 흐르지 않으면 썩는다’라는 제목이 담긴 미니홈피는 윤 내정자의 성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심벌과도 같았다.
특히 네티즌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몇몇 정치인들도 활용하고 있는 미니홈피를 공직자의 신분인 윤 내정자가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그의 미니홈피에는 “최악의 불경기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만큼 경제가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 달라”, “위기를 기회로 바꿔 달라”는 네티즌들이 쓴 당부의 글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윤 내정자의 미니홈피는 그가 재정부 장관직에 있는 한 다시 만나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미디어담당인 황순구 팀장은 “공적인 자리에 있으면서 사적인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여 공직에 있는 기간 동안만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이라며 “소통의 장이지만 바쁜 업무상 일일이 답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치되고 있어 고민 후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행해서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윤 내정자가 원치 않았다”며 “자료는 모두 보관 중인 상태로 공직을 떠나면 다시 그대로 복구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윤 내정자의 1인 미디어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으나 미니홈피를 대신 할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 재정부 홈페이지 내에 '장관에게 의견 보내기'나 게시판 등의 이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내정자는 지난 23일 미니홈피에 “불과 며칠 새 수천 명이나 방문한 것과 방명록에 쌓인 많은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어려운 이들에게 연탄 한 장 같은 존재가 돼 달라는 당부를 항상 되새겨 앞날의 지표로 삼겠다”고 네티즌들의 관심에 답한 바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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