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미국에서 임금을 동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미 미국 기업 4곳 가운데 1곳은 임금을 동결했으며 나머지 기업 중 20%도 임금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한 컨설팅업체 머서는 올해 미국 기업 3곳 가운데 1곳이 임금 동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임금을 동결한 미국 기업은 5%에 불과했다.
임금 인상률도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머서는 올해 임금 인상률이 지난해 10월 조사치인 3.6%보다 낮은 3.2%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미국 직장인들이 불평할 처지는 아니다. 올 들어 미국 기업들이 감축하겠다고 밝힌 인원만 30만명에 달하고 지난달에 직장을 잃은 미국인도 60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임원들이라고 해서 월급봉투가 두툼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연봉을 50만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기업들은 임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머서가 조사한 바로는 조사대상 기업의 61%만이 올해 임원들의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40%에 달하는 기업이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추기로 한 셈이다.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77%는 당초 계획보다 인상폭을 낮추겠다고 답했다.
머서의 임금전문가인 스티브 그로스는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감독 당국 및 주주, 정부의 압력을 감안하면 향후 몇개월새 올해 임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던 기업 중 3분의 1 이상이 임금을 동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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