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유럽 자동차 시장이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의 돌파구로 러시아, 중국, 인도, 중동 등의 신흥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선진 시장의 상승폭이 크게 줄었지만, 이들 신흥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까지 연간 3~5%씩 증가하고 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그동안 받침대 역할을 했던 신흥시장도 상황이 예년보다 좋지는 않다. 하지만 자동차 대중화 추세가 확산되면서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계가 그나마 수요가 살아있는 신흥시장에서 이윤을 얻기 위해 판매망을 늘리고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거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를 방문,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판매 독려에 나섰다.
정 회장은 “유럽과 러시아 등 각 국가별로 특성에 맞는 독창적인 마케팅을 추진하고 현지인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한 차를 개발해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총 19만3000여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0.4% 성장했고 수입차 판매순위에서 포드를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평정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며 현지시장 공략을 위해 연간생산량 10만대-15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착공함으로서 현지 생산 투입 시스템 전략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에도 러시아와 유럽 등지에 경쟁력 있는 중·소형차를 대거 투입, 라인업을 강화해 신흥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도 시장 역시 딜러 수를 250곳에서 3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말 러시아에 판매 법인을 설립, 현지화 전략을 통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도 43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세워 현지 소비자 구미에 맞는 중국형 세라토를 개발,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 본사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2006년부터 SM3와 SM5를 러시아,중동 등지에 수출하고 있고 2008년 3월부터는 QM5를 유럽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시장이나 유럽시장이 상당히 크기는 하지만 시장 성장 면에서 봤을 때 침체기에 놓여있어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신흥시장은 시장이 계속 커져 가는 추세”라며 “비록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주춤하더라도 효과적으로 신흥시장에 조기에 진입해 시장점유율을 선점하게 되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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