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프라임그룹이 사옥 매각과 계열사 정리 등 구조조정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강변 신화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프라임그룹이 이룬 신화의 원동력이었던 강변 테크노마트 사무동(사옥) 매각을 한창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4년 호프주택건설을 창립하면서 건설업계에 뛰어든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은 'M&A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기업인수에 열을 올려왔다.
1998년에는 설계 감리 엔지니어링 회사인 삼안을 인수해 건설기업으로써의 기반을 다졌고, 2001년엔 모래사장과 쓰레기 하치장에 불과했던 부지를 매입해 최첨단 IT매장과 영화관이 들어서는 종합쇼핑몰 테크노마트로 변모시켰다.
강변 테크노마트 건립 사업은 당시 '대거 미분양 사태를 맞게 될 것'이란 세간의 관측과는 달리 '테크노마트 신화'로 불릴 정도로 대성공을 이뤘으며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한 백 회장은 본격적인 기업사냥에 나섰다.
이어 2003년에는 소프트웨어업체 한글과컴퓨터를, 2004년에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이노츠(현 프라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고 중견 모바일 게임업체인 지오인터랙티브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한 뒤 초우량 회사로 변신시키면서 백 회장은 재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프라임엔터테인먼트, 한글과컴퓨터, 프라임상호저축은행, 삼안 등이 이런 경로로 프라임그룹에 편입됐다. 2007년에는 한류우드 사업을 수주하고 지난해 3월 동아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백 회장은 사업가로서 절정기를 맞았다.
이 밖에도 서울 최초의 한강 조망권 고층 아파트인 구의동 프라임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주택사업에도 성공을 이룬 바 있다.
성공신화를 잇따라 이어오던 프라임그룹은 그러나 지난해 최대 위기를 맞아 회생의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14일 횡령(400여억원) 및 배임(800여억원) 혐의로 백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면초가 신세가 된 것이다.
백 회장이 최근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이지만 검찰의 칼날은 여전히 프라임그룹을 향해 있다.
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 백 회장이 횡령한 400억원 가운데 330억원이 해외 고가 미술품과 스포츠카, 주택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으며, 검찰은 현재 나머지 70억원이 정관계에 로비자금으로 쓰였는지에 수사력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가 프라임그룹에 한류우드 부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프라임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사옥 매각과 검찰 수사와는 관련이 없으며, 계열사 매각에 대해선 '금시초문'"이라며 "모든 기업들이 최근 구조조정을 실시하듯이 프라임그룹 또한 그와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는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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