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사고 현안질의, 여야 격돌

용산사고에 대한 국회  대정부 긴급 현안질의에서 여야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11일 용산사고의 본질을 불법폭력시위로 규정짓고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부당한 공권력 집행이라고 맞섰다.

용산사고 결과와 관련해 답변에 나선 한승수 국무총리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감했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 저희의 생각"이라며 "김 청장의 사퇴는 '꼬리 자르기'가 아니며 검찰 수사결과 경찰의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번 시위는 과격·불법 시위였기 때문에 문제가 일어났다. 정당하게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사태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며 "검찰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증인과 증거를 갖고 실체적 진실을 밝혔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수사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한 법무장관도 "정당한 법집행을 하는 경찰에 대한 폭력행사는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최대한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며 "사회질서가 문란해졌지만 새 정부 이후 법과 질서를 지키고 공권력을 확립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법무장관은 사고 당시 무전기를 꺼놓았다는 김 청장의 진술과 관련, "그 진술을 뒤집을 만한 다른 진술이 없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무전기를 꺼놓은 것만으로 범법행위라거나 죄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수배중인 전국철거민연합의 남경남 의장의 검거 계획과 관련,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순천향병원에 피신중이어서 체포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분향소에 들어가 체포할 경우 유족 등과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돼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또  용산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이번 사태는 용산 지역의 순수한 철거민들의 생존권 저항이 아니라, 주범인 전철연의 치밀한 폭력농성 수법으로 선동된 잔인한 참사였다"며 "이번에 전철연과 같은 숙련된 폭력집단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용산 참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철거민들의 연합단체인 전철연이 회원인 철거민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로, 전철연 배후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왜곡이자 정치적 흑색선전"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밀어붙이기식, 불도저식 개발지상주의가 불러온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도 "당초 경찰이 시위대를 망루로 몰아간 것부터 업무상 과실치사이며 안전대책 미비 역시 사실상 경찰의 과실치사에 해당한다"며 "이는 이명박식 속도전이 부른 참사"라고 비난했다.

이보람 기자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