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이어 GM대우가 정부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은 개별업체에 대해 직접적인 지원을 할 수 없으며, 만약 하더라도 임금삭감,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 등 GM대우 경영진 3명은 전날 정부 과천청사를 방문, 이윤호 장관과 임채민 1차관 등을 만나 GM대우에 유동성이 지원될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GM대우 측에서 자금 면에서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 정부들도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정부도 자금지원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경영난으로 미 연방정부로부터 94억 달러의 긴급자금을 지원받은 데 이어 해외 계열사들도 현지 정부에 지원요청을 하고 있거나 이미 받은 상태다.
캐나다 정부도 GM의 캐나다 공장에 30억 캐나다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독일의 GM계열사 오펠은 독일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 18억 유로의 조건부 지원을 받기로 했다. 호주의 GM계열사 홀덴도 여타 호주 메이커들과 함께 호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지난해 11월 지원이 결정됐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은 개별 기업에 대한 지원을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 개별 기업이 아닌 전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해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회사차원에서도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전달했다.
정부는 현재 GM대우가 긴급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상황까지 직면하지는 않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GM대우가 GM산하 공장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데다 2002년 매각 당시 산업은행 등 4새 은행과 설정한 20억 달러의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 라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는 정부의 판단과 달리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GM대우가 크레디트라인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자동차 업계 특성상 최소 5000억원 가량 소요되는 신차 출시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GM대우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전년 동월 대비 지난 1월 내수와 수출은 각각 20.4%, 53.6%가 감소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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