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와 정부는 경기부양안에 대한 잠정적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시장은 이 경기부양안에 대한 불신의 시선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 내 원유재고량 증가로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5% 이상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대비 5.5%(1.96 달러) 하락한 배럴당 33.98 달러를 기록하며 12월 19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WTI 가격은 지난 5일 이후 17% 이상 하락했다.
MF 글로벌의 마이클 피츠패트릭 에너지분석가는 “계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은 ‘재앙’이라며 유가 30 달러대는 현실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미 정부와 의회의 경기부양안에 대한 시장의 불신과 원유재고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재고량이 3억5080만 배럴에 달해 전문가들이 예상한 수치를 훨씬 뛰어넘어 1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어제 유가는 4% 이상 폭락했다.
NYMEX의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량도 지난주 3490만 배럴을 기록해 재고량을 기록하기 시작한 200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이치뱅크 아게의 아담 시멘스키 수석 에너지이코노미스트는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량이 낮아져야 WTI 가격이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와 백악관이 789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에 잠정합의 했다는 소식도 추락하고 있는 유가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린드 웨들럭의 아담 클로프펜스타인 선임 시장전략가는 "경기부양안에 대한 회의론이 상당하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현지시간) 전 세계 원유 수요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재고량이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 유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연가스도 재고량이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이날 NYMEX에서 3월분 천연가스는 2.2% 하락한 100만 BTU당 4.432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 정보회사 플래츠는 지난주 천연가스 재고량이 1650~1700억 큐빅비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전망치를 약간 밑돌며 1590억 큐빅피트 감소했다.
3월분 휘발유 가격은 0.9% 하락한 갤런당 1.2583 달러, 3월분 난방유 가격은 0.4% 상승한 갤런당 1.3218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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