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편법승계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이혼 파문으로 향후 경영권 승계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부인인 임세령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이 전무를 상대로 위자료 10억원과 수천억대의 재산분할 및 양육권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승계 과정 재조명 될 듯
특히 재산분할의 경우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을 만드는데 각자 어느 정도 공헌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전무의 삼성 계열사 지분 및 부동산 등 재산 형성 과정이 다시 한번 재조명될 전망이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 주식 84만403주(0.57%)를 비롯해 에버랜드 주식 62만7390주(25.1%), 삼성SDS 주식 514만6700주(9.1%)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식의 취득과정이 다시 한번 회자되는 셈이다.
또한 이미 공개된 계열사 주식 외에 동산.부동산 등 기타 자산 역시 공개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 절차가 다시 불거질 경우 삼성으로서는 향후 승계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산분할이 이뤄질 경우 이 전무의 지분이 최대 50%까지 임씨에게 분할 될 수 있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유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혼 귀책사유는?
이 전무의 도덕적 책무 역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임 씨가 협의이혼이 아닌 원고 자격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 전무에게 이혼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혼의 귀책사유는 △배우자의 외도나 △가출 등 부부간의 동거·부양·협조의무를 저버린 경우 △배우자의 부모가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시부모의 학대) △배우자가 부모에 대해 부당한 대우를 했을 경우 △실종 등으로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안은 경우 등이다.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원인))
가정법원의 특성상 재판 절차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일련의 재판과정이 진행되면서 이와 관련된 소문이 재생산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자녀 양육, 수면위로
아울러 이 전무의 자녀 양육문제 역시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인 이 전무에 대한 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차차기 후계자로 이 전무의 자녀들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번 소송에서 임 씨가 승소할 경우 삼성의 후계자가 삼성가를 떠나서 성장하는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과 이 전무 측으로서는 설령 파경으로 이어진다 해도 소송을 취하한 협의이혼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혼소송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12일 보도를 보고서야 뒤늦게 이혼소송 여부를 파악했다”며 “아직 이 전무도 귀국하지 않았으며, 이 문제는 개인사이기 때문에 회사측이 언급할 수 없는 부분이며 실제로 아는 부분도 없다”고 전했다.
한편, 임 씨는 올해 초부터 자녀들과 함께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계에서는 이 전무 부부가 사실상 별거 상태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제기되는 등 최근 이들의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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