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에서 연내 신축주택을 취득할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기로 하면서 서울 인접 수도권 분양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지방은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부동산 중개에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인접 수도권은 양도세 감면 조치가 나오면서 서서히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일부 지역 견본주택에는 벌써부터 문의전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이 실제로 계약으로 이뤄질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이 양도세 감면 대상 지역에서 제외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심리가 쉽게 살아나기 어려운데다 미분양 단지 인근의 기존 집값이 미분양 아파트 분양가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양도세 감면 혜택이 그렇게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이라는 호재를 타고 오름세를 타던 강남권 아파트 오름세도 주춤한 상태다. 매도인들은 기대 심리를 반영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정작 매수인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호가 차 커지는 강남 = 15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 선릉역 인근의 대치 푸르지오 109㎡형은 9억2000만~3000만원, 79㎡형은 6억7000만~8000만원선에서 호가가 나와 있다. 79㎡은 지난 연말 6억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면 저점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후 거래가 전혀 없는 상태다. 투기지역에서 해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호가는 올랐지만 정작 매수자는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대치동 타임공인 김 실장은 "투기지역해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과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연초 약간의 오름세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급매물이 소화되고 난 뒤에는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성공인 이준성 대표는 "가장 최근 거래된 우성아파트 102㎡형이 11억1500만원이었다"며 "호가는 12억원에 나와 있지만 지금 그 가격에 매수자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잠실 엘스(주공1단지) 리센츠(2단지) 109㎡형은 최근 9억원에서 9억5000만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연말 8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이긴 하지만 오른 상태. 하지만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호가는 올라 10억5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잠실 대원공인 서승원 대표는 "지난달보다 호가는 1억~1억5000만원, 실거래가는 5000만~1억원이 올랐다고 보면 되지만 거래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3박자 호재니 뭐니 하지만 실제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의 급증한 수도권 = 이와는 달리 인천 청라지구와 김포 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유망지역은 평소와는 달리 문의전화와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다.
김포시 양촌면에 위치한 우남퍼스트빌 견본주택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소식이 전해진 후, 문의전화가 평소보다 4~5배, 모델하우스 방문자는 7~8배 정도 늘었다"며 "늘어난 문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본사 직원까지 내려와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포시 양촌면 경기도시공사 '자연&' 견본주택 관계자도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감면과 전매제한에 완화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늘었다"며 "대부분 감세 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라고 전했다.
인천 청라지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천 서구 경서동의 원건설 견본주택 관계자는 "청라지구는 예전부터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았지만 최근 양도세 감면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역시 전매제한이나 실질적인 감세 혜택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물어본다”고 말했다.
용인 성복지구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도 평소보다 방문객이 늘었지만 아직 실제 계약으로 이뤄진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분양사업장 담당장은 "양도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라며 "반짝 나타나는 관심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관심과 문의가 이어져 실제 계약까지 이뤄질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불만 = 평택 등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수도권 외곽은 이번 양도세 감면 조치를 남의 일로 여기고 있다. 서울 외곽까지 투자행렬이 밀려들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오히려 더 심각하다. 수도권에 쌓여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도 감면을 받는데 굳이 지방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것이냐 하는 불만이다.
대전 유성구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전혀 어떤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며, 이번 조치가 지방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이번 조치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문의 전화도 하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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