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같은 우를 범하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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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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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만 하더라도 강에서 미역을 감고 물고기를 잡았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죽은 강이 되고 말았지요. 그런데 죽었던 강이 다시 살아난 것을 보면 반갑기 그지 없어요"

새해 특별기획 시리즈 '건설을 살리자' 취재 목적으로 지난주 방문했던 영산강 산동교지구에서 만난 지역주민의 얘기다.

산동교지구는 영산강·황룡강 정비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친수공간 즉, 시민 휴식 공간으로 조성된 곳이다. 이 곳에는 축구장과 다목적 운동장, 게이트볼장,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 운동을 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시민들은 이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또 다른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나머지 정비구간(27.7km)은 필요에 따라 인공습지를 조성하거나 어류의 이동 통로를 조성해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하도정비에 맞춰져 있었다.  

둘러보면서 들은 현장의 얘기는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이 이와 같이만 진행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 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이 말 그대로 치수와 이수를 위한 강 정비라면 반대할 일이 없다"며 "다만 강 정비를 빌미로 대운하를 건설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하지만 기자가 느낀 것은 강 정비 못지 않게 수많은 이해관계가 엇갈린 갈등과 마찰을 어떻게 사전에 슬기롭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비사업을 주도했던 건설사 현장소장은 "사업초기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토로했다.
예컨데, 환경단체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하는 것도 과제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강 유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경작자들을 어떤 방법으로 갈등과 마찰없이 타지역으로 이주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영산강이나 황룡강 역시 강 주변으로 미나리나 산딸기 재배를 비닐하우스, 오리 축사 등이 밀집해 있었다고 한다.
당시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 역시 "사업초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비록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생계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농가들의 반대가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앞으로 4대강 정비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때문에 강 정비 계획도 중요하지만 강 유역의 불법경작자에 대한 합리적인 구제방안 등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합리적인 대안이 먼저 마련되고 이를 토대로 끊임없는 대화, 그리고 이를 통한 방법 모색 등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을 중시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경험이라고 한다. 그만큼 경험을 통해 얻어진 정보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 달성까지 소요되는  각종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주기 때문이다.

서울 한복판인 용산 재개발 철거과정에서 6명이 인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얼마전 있었다.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똑 같은 우를 반복해서 범하는 일은 다시는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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