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오페라 한편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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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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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재개관 기념
3월 6~14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잔잔한 아리아… 그 순간 교도소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다. 죄수들의 움직임은 물론 시간까지도…. 교도소는 더 이상 죄지은 사람들의 공간이 아닌 한낮의 공원이 되고, 죄수들 또한 공원에 산책나온 자유인을 느낀다. 이는 영화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으로,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3막에 나오는 아리아 ‘저녁바람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재개관 기념으로 오는 3월 6일부터 14일까지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극장은 2007년 화재 이후 1년여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예비공연으로 재개관했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피카로의 결혼은 지난 2006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신작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페라 연출가인 데이비드 맥비커(David McVicar)가 그 주인공. 그는 7~8년 전부터는 ‘앙팡 테리블’이라는 별명과 ‘악동·이단아’의 성향을 가진 연출가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맥비커 버전의 피가로의 결혼은 초연 당시에도 언론과 평단의 호평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고, 2008년 로열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재공연이라는 영광도 누렸다.

두 번째가 무대디자인이다. 무대 디자이너 타냐 맥캘린(Tanya McCallin)의 무대는 프랑스 대혁명 직전의 사회 모습을 세련되면서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피가로와 수잔나를 상징하는 평민의 공간, 백작과 백작부인을 상징하는 귀족의 공간으로 무대를 이분화시켜 현실감을 더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출연진이다. 피가로의 결혼은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인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시녀 수잔나의 결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3시간 넘게 긴박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또한 백작, 백작부인, 수잔나, 피가로를 비롯해 11개의 배역이 숨 돌릴 틈 없이 아리아와 중창 등으로 이어간다.

이 오페라는 다른 작품에 비해 출연진의 긴밀한 호흡이 중요하다. 이에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소프라노 신영옥, 바리톤 윤형, 카운터테너 이동규, 바리톤 조르지오 카오두로 등이 그들이다.

게다가 오페라 오케스트라 지휘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지휘자 이온 마린(Ion Marin)이 가세하여 모차르트 음악의 환상적인 앙상블과 피가로의 결혼이 가진 화해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오페라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3월 20일부터 24일까지는 국립발레단의 발레 ‘신데렐라’를, 3월 28일부터 4월 12일까지는 버밍엄 레퍼토리 씨어터의 가족극 ‘스노우맨’을, 4월 17일부터 26일까지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발레 ‘라 바야데르’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입장권은 4만~20만원. 문의 02)580-1300

이정아 기자 ljapcc@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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