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 강남과 가까워 시세 흐름을 같이 하던 하남시 아파트 매매가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는 강남권과 디커플링되고 있다.
16일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하남시 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1.57% 떨어졌다. 이는 서울 포함 전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까지 강동‧송파지역과 하남시의 아파트값은 그 흐름을 같이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동과 송파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하남시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두 지역 디커플링의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의 혜택이 강동‧송파지역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 한강변 아파트 초고층 개발 등 대형호재 뿐만 아니라 용적률 완화 및 소형평형의무비율 폐지 같은 규제완화들은 강동‧송파 지역 아파트값 반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112㎡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2억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상태에서 12월 7억7000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반등을 시작해 현재 8억5000만~10억원까지 시세를 회복한 상태다.
반면 하남시 아파트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남시 신정동에 위치한 에코타운 2단지 109㎡은 5억5000만원 정도의 최고점에서 현재 3억3000만~4억3000만원 선까지 거품이 빠진 상태다.
그러나 거품이 빠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덕풍동의 한 중객업소 대표는 “현재 거래는 거의 전무한 편이며 풍산지구내 급매물만 소진 될 뿐”이라며 “그 외 지역에는 문의 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남시 일선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에 달려있다고 전망하며 인접한 잠실과 강동의 상승세가 하남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신장동의 J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동과 송파의 강세가 재건축과 호재수혜가 집중되는 일부 아파트에 국한된 것”이라며 “상승세가 일반아파트로 확산된다 하더라도 대중교통 개선 혹은 그린벨트 부분해제로 인한 시가지 확장 등 직접적인 호재가 없다면 상승세 전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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