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가 자칫하다간 유령 상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청계천 이주 상인들을 대상으로 가든파이브 3차 추가 분양을 실시했지만 분양률이 20%를 밑돌 정도로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든파이브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 일대에 들어선 대규모 상가다. 연면적 82만228㎡로 롯데월드의 1.4배, 63빌딩의 5배, 코엑스의 6배에 이를 정도로 단일상가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곳에는 생활용품 판매상가와 아파트형공장, 산업용재 상가 등이 들어서게 된다. 당초 4월에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7월로 미뤄진 상태다.
서울시는 청계천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3차 추가 분양과정에서 "추가 계약(분양)은 이번이 마지막으로 더이상 청계천 상인을 대상으론 분양을 하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놨지만 상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오히려 이미 계약을 마친 계약자들 사이에선 해지하려는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든파이브 분양실적이 저조한 것은 기본적으로 높은 분양가에 원인이 있다. 청계천 상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사이다. 따라서 나중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분양가도 최소한 이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 수 밖에 없다.
극심한 경기불황에 상권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를 주고 입주할 사람은 없다. 또 임대가 안되는 상가를 분양받으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잔여물량은 이른 시일 내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얘기만 되풀이 하고 있다.
서울시가 들인 부지매입비용은 3.3㎡당 350만원 정도다. 고분양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축비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모르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비싸다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분양가 인하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이상 당초 생각했던 가든파이브 모습은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서로 금이 간 상인들과의 신뢰회복도 중요한 일이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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