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는 車업계, 할부금융 지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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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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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정씨는 지난 6년 여간 탔던 무쏘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할 요량으로 얼마전 캐피탈회사를 찾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30%의 개별소비세 인화와 자동차업체들의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정 씨에게는 버거운 탓이다. 하지만 그는 보기좋게 퇴짜를 맞았다. 자동차할부 대출을 받기에는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의지가 있는 실구매자들도 높은 할부금융의 장벽 때문에 구매조차 어려운 경우가 태반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존폐 위기까지 내몰린 완성차 업체들이 할부금융에 막혀 구매조차 못하는 실정에 울화통이 터졌다.

18일 자동차업계와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자동차 신용판매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부금융의 숨통을 틔워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라도 내수가 뒷받침되야 하는데, 지금까지 진행돼 온 정부 지원책만으로는 수요 회복이 힘들다는 것.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와 적극적인 판촉에도 불구, 저조한 판매 실적을 낸 업체들이 제시한 최후의 카드로 봐도 무방하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소비세 한시 인하가 시행되고 있지만 자동차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수요 촉진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리스·할부 등 여신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세가 인하되면 교육세와 부가세, 취득세, 등록세 등도 연이어 축소돼 자동차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를 보게되고, 이로 인해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달리 정작 수요를 주도하는 중소형차의 혜택이 적어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로 차값이 상당폭 내려간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5개업체들의 내수 판매량은 작년 1월보다 24.1% 떨어진 7만3874대로, 지난 2005년 2월(7만2416대) 이후 월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석수 대우자동차판매 홍보팀장은 "각 업체별로 장기 무이자할부, 유류비 지원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않은 상황"이라며 "자동차 구매시 중요하게 여기는 할부금융 조건을 낮추면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캐피털과 리스업계가 할부금융 대상으로 선정한 신용등급은 최저 4등급이다. 예전에는 7~8등급이어도 할부가 가능했으나 이들 업체 역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심사 기준을 대폭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법인의 경우 3등급 가량의 신용등급이 돼야 그나마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요즘 같은 경기 상황에 그만큼의 신용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토로했다.

캐피털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채권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대출받기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신용도가 높은 고객이 아닌 경우 자동차 구입시 할부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구희철 자동차공업협회 과장은 "할부금융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할부금융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여신금융회사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2900억 원 규모의 여전채를 투입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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