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원화 약세 단기적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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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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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당분간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1550원 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18일 '신흥국 위기의 재확산과 원화가치 급락' 보고서를 통해 동유럽국가 등 신흥국의 위기가 다시 불거져 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체코를 중심으로 동유럽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돼 우리나라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달러화는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강해져 강세를 띌 것으로 내다봤다.

산은연구소는 또 국내금융기관들의 외자조달 여건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가 수출주도형이라는 취약점을 노출해 국내은행들의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급등, 외자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419bp(17일 기준) 수준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0bp를 돌파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산업은행도 이날 450bp를 나타내며 2영업일만에 50bp나 올랐다.

주요 성장엔진인 수출이 크게 줄고 국내 생산 및 고용지표 악화 등 거시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 증폭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5.6%, 전년대비 3.4% 감소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성장률을 보였다. 1월 수출도 전년 동월대비 33.8% 줄어들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은연구소는 최근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국내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일괄 하향 조정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 지속도 원화 가치에는 악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국내증시에서 줄곧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이달 중순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며 "안전자산을 좇아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달러를 매수하려는 송금 수요가 가세해 원화 값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연구소는 최근 시중에서 제기되고 있는 '3월 위기설'과 관련해서는 외환보유고 등으로 대응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제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현실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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