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GM대우의 심정이 딱 그러하다.
제너럴모터스(GM) 회생 자구계획안의 매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당장에 팔리게 되는 운명은 피했지만 GM본사의 파산 가능성 등 변수가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인 탓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무디스가 GM이 파산 신청할 확률을 70% 정도라고 분석했다고 밝힌바 있다.
GM대우는 미국 본사가 어려워지면서 작년 4분기 수출대금을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운영자금난에 시달려 공장조업 단축에 들어간 상태다.
GM대우의 늑장 대응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사실 제너럴모터스(GM)에서 비롯된 유동성 문제가 계열사인 GM대우로 이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업계의 우려에 대해 GM대우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일관해 왔다가 지난 12일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GM대우의 요청에 대해 "아직은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을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자구노력 없이 정부에 기대는 GM대우의 모습을 바람직한 처사로 보기는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절한 대처를 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GM대우 스스로가 문제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도 "특혜성 대책을 요구하기 전에 임금삭감, 구조조정 등 고통분담 방안을 마련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M대우가 밝힌대로 소형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우세한 입지에 있어 쉽게 매각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다.
하지만 GM대우의 경쟁력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돼 매물로 내쳐질 가능성도 좌시해서는 안된다. 업계의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과거의 오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힘들겠지만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일어서기 위해서는 GM대우의 뼈를 깎는 경영혁신화 방안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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