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식품업계 '울상'...가격 인상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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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1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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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식품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환율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월초 1300원대에 머물러 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대로 상승하면서 원가부담이 커져 비상경영체제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환율 변동에 따른 상장 음식료 업체 10개사의 실적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를 경우 삼양제넥스가 세전 순이익이 58.0% 감소 해 변동률이 가장 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CJ제일제당(35.9%), 대상(34.1%), 농심(12.3%), 하이트맥주(11.1%), 롯데 칠성(10.0%) 등 순이었다.

금액 측면에서 보면 CJ제일제당이 환율이 100원 오르면 순이익이 67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하이트맥주(14억원), 농심(13억원), 대상(1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이들 업체는 곡물 등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아 환율이 오르면 원가율이 높아지며 이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최근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CJ제일제당의 경우 곡물을 주요 원재료로 수입하고 있어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1000억원 가까운 부담이 증가한다”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환율 급등으로 약 2000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의 경우 영업이익의 35%를 차지하는 전분당이 고환율 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져 지난 4분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환율이 1200원 정도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8일 종가 기준으로 1468.00을 돌파하면서 두달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환율이 1400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돼 업계는 대책마련에 부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연초부터 2000억원에 가까운 환율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올해 환리스크 대응강화와 수익성 악화 대응에 중점할 방침이다.

제일제당은 “공신력 있는 환율예측기관의 보고서를 수시로 점검하고 원가절감 등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만에 하나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방법은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상 역시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우리(대상)는 지난해 환율로 인해 한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며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따라 3개월 단위로 경영계획을 재수립하고, 곡물수입 업체도 다변화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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