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한파 애널도 구조조정 칼바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2-20 09: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자리만 지켜도 다행이죠." 한때 몸값을 더 높게 부르는 증권사를 골라 이리저리 옮겨 다녔던 애널리스트도 경제불황과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긴 침체에 빠지면서 일자리 자체를 걱정해야 할 신세가 됐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국내 증권사는 대부분 2월부터 4월 사이에 애널리스트와 재계약을 맺는데 증시 침체 여파로 대규모 연봉 삭감과 인원 감축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선 작년 말부터 10~30%에 이르는 연봉 삭감이 단행됐으며 애널리스트 역시 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4년 증시가 불황이었을 때도 증권가는 애널리스트 연봉을 평균 30% 이상 줄였다.

가장 먼저 애널리스트 연봉에 손을 댄 곳은 하나대투증권이다. 작년 12월 임직원 연봉을 15~20% 삭감하면서 평균 3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상위권 애널리스트 연봉도 20% 낮췄다.

작년 증시전망에서 낙관론으로 일관했던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이번 연봉 협상 과정에서 빗나간 예측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급여 삭감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애널리스트와 연봉 협상이 예정된 키움증권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연봉을 낮추거나 동결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개별적인 성과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작년 5월 출범한 IBK투자증권은 오는 5월 애널리스트와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이 회사 역시 임원 연봉이 10% 삭감된 만큼 애널리스트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리서치센터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증권사도 있다.

한화증권은 이달 들어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이 사임한 뒤 리서치본부를 리서치센터로 축소했고 중국ㆍ이머징마켓분석팀과 투자정보팀도 투자분석팀으로 묶었다.

작년부터 신설 증권사가 급증했지만 애널리스트에 대한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계열인 HMC투자증권은 자동차 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몸값이 5억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증시 불황에 섣불리 해당 인력을 채용할 경우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에 속한 애널리스트는 "증권가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어서 다른 회사로부터 이직 제의도 많이 줄었다"며 "일부 신설 증권사가 구인에 나서고 있지만 검증이 안 된 곳이기 때문에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