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값이 낙폭기 가장 컸던 과천 지역이 올들어서는 강남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올 초부터 현재까지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과천이 1.20% 상승해 강동(2.89%), 송파(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과 송파지역은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과 한강변 초고층 개발 방침과 같은 대형 호재가 있었지만 과천은 직접적인 개발 재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일반아파트의 경우 0.68% 올라 수도권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아파트가 2.89%의 높은 상승세를 보인 강동구의 일반아파트는 0.48% 상승에 그쳤고 각각 0.41%, 0.73%씩 하락한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하면 더욱 대조를 이룬다.
과천은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6.5% 하락해 수도권 지역 중 최대하락률을 기록했다.
신규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큰 폴의 하락세를 보였던 송파(-13.9%)나 분당(-9.3%), 용인(-8.2%)보다도 낙폭이 훨씬 컸었다.
최영진 스피드뱅크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만큼 최근 규제완화 기조 속에 수요자들의 바닥권에 대한 인식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별양동의 S공인 대표는 "최근 강남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상승 기대감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본격적인 활황세로 보기엔 아직 추격매수가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별양동 주공2단지 59㎡형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이 폭등했단 2006년 말 9억8000만~11억원의 시세를 형성했다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로 지난해 말 6억3000만~7억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남권이 각종 개발계획과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에 힘입어 올 들어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한 달간 5500만원이 상승했다. 2007년 4월 안전진단 통과 후 사업에 진척이 없는 상태지만 현재 7억~7억5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별양동 H공인 관계자는 "2단지 59㎡형은 과천에서 위치도 좋은 편이고 대지지분도 넓은 편이라 가장 먼저 반응한 것 같다"며 "그동안 풀릴 듯 말 듯한 규제 때문에 재건축 사업에 진척이 없었는데 대부분 규제가 풀려 곧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하지만 현재의 상승 움직임이 예전과 같은 급등세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강남권과 가깝다는 점이 시세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막상 강남권 내에서도 여전이 하락폭이 큰 매물이 다수 존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별양동의 래미안슈르 105㎡형은 현재 7억5000만~9억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한편 원문동의 S공인 대표는 "매도자들이 상승기대감에 매물을 거두고 있지만 급매물 소진 이후 매수문의가 뜸하다"며 "시세 상승은 단순히 매도자의 호가의 영향일 뿐 전반적인 호전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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