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20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부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평소 '버럭준표'로 통하는 홍 원내대표는 이날 권태신 총리실장이 “지난해 정기국회 전 4차례 임시국회에서 2건의 법률만 통과됐으며 입법이 지연돼 정부 정책이 제때 시행되지 못했다”고 발언하자 “각 부처에서 법을 내지도 않아서 그런 것이지, 왜 국회가 잘못했느냐”며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정부에서 보낸 법안이 12개밖에 안 되는데 그 중에서 2개 처리했으면 많이 처리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쇠고기 정국에서 야당과 협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그만큼 하면 잘 한 것”이라며 “정부는 뭘 잘했느냐”고 비판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권 실장이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고, 박희태 대표도 “조심하도록 하라”며 농담조로 말하면서 상황이 수습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농담반 진담반이지만 정부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고 자화자찬 투성이었다”며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으면 입법활동이 평상시보다 2∼3배는 활발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그런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당 최고위원들의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정부가 ‘747공약’에 너무 부담을 느껴선 안 된다”며 “우리 경제현실을 국민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1년에 대한 통렬한 내부 반성이 필요하다”며 “지난 1년 국가안보나 사회안전망 관리 및 위기대응 태세 구비 등 국가기능에 대한 통치기반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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