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원유 생산을 12%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연임제한 철폐를 통해 장기 집권의 길을 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원유 증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베네수엘라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 생산비용 증가로 남미 원유 생산국들의 경제가 침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주의자로 알려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원유 생산량을 12%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계획대로라면 베네수엘라의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40만배럴에서 300만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원유 생산량이 늘기는 7년만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7월 이후 유가가 76% 이상 하락한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캐나다와 중동 국가 등 주요 산유국이 원전 개발을 미루고 있어 원유 증산을 통한 경기부양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는 원유 증산을 통한 수입은 제국주의 열강으로부터 남미를 해방시킨 볼리비안혁명에 견줄 만한 교육 및 의료 프로젝트와 저소득 계층을 위한 식료품 지급 사업 등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번 계획이 연임제한 철폐를 위한 국민투표 과정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내건 공약의 실천이라고 풀이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해외기업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형태로 원유 증산에 드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2007년 석유기업 국영화를 단행한 이 후 처음으로 해외자본이 유입되게 되는 셈이다.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석유에너지자원부 장관은 "원유 증산 비용이 지난 6월 전망치인 80억 달러를 훌쩍 넘는 18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해외자본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까지 석유 관련 세금과 로열티로만 국가 예산의 절반이 넘는 340억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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