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사상최저인 2.0%로 떨어진 데 이어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인하도 예상되면서 채권형펀드가 양호한 수익률 흐름을 이어가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6~20일 한 주 동안 순자산액 100억원과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채권형펀드 59개 가운데 24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별로는 비은행 금융채에 주로 투자하는 '신한BNPP BEST CHOICE단기채권 4'가 0.27% 수익률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동양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2Y- 1'과 '아이테일러채권 3C-1'이 각각 0.25%와 0.17%로 뒤를 이었다. 월간성과에선 전주 2위를 차지했던 '동양매직국공채 1Class C- 1'이 1.26%로 선두로 올라섰다.
◆상반기 국공채ㆍ하반기 회사채=시기별로 보면 기업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상반기엔 국공채를 중심으로 안정형 상품에 집중한 뒤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기대수익률이 높은 회사채펀드로 갈아타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공채나 기업어음(CP)이 최근 대폭 하락한 뒤 약간 올랐다"며 "하지만 경기회복 지연으로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반기까진 국공채에 대한 투자가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공채펀드 가운데 성적이 가장 양호한 '동양매직국공채1'은 연 11%에 이르는 수익률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기업구조조정이 구체화되면서 불확실성 축소로 우량기업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회사채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전했다.
출시 6개월 미만인 회사ㆍ은행채펀드 가운데 '삼성포커스채권1'과 '푸르덴셜은행채1', '한국투자장기회사채형채권'은 연초이후 3%에 가까운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삼성 계열사는 작년 말부터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으며 SK 자회사도 연초 이후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어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채권 선호 지속=동유럽 국가군에서 불거진 채무불이행 가능성과 이에 따른 환율 급등, 북측 대남 도발이란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안전자산인 채권형펀드에 대한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120조원 넘게 몰린 시중 부동자금이 채권형펀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김형호 아이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A등급 회사채가 여전히 7%대 금리로 발행되는 가운데 BBB+ 회사채도 곧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채권 상품이 시중자금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가 1%만 올라도 연수익률이 10% 이상 발생하는 지금이 채권을 사기에 가장 적합한 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채권 신용등급을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실제 작년 9~11월 21개 채권형펀드가 기업부도로 환매연기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도윤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기업 부도위험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기업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채권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정부가 작년 10월 세제지원 방안을 내놓은 이후 출시된 회사채펀드는 대체로 우량 채권만 편입하고 있다"며 "연초이후 장기 회사채펀드로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회사채펀드는 자산 가운데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에 투자하며 거치식으로 3년 이상 투자할 경우 3년간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연말까지 가입하면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비과세 적용이 된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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