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12'조치에 힙입어 용인 김포 등 수도권 유망단지 미분양 아파트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용인 성복동 한 미분양 아파트에는 100여 명이 넘는 방문객이 견본주택을 다녀갔고, 이중에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반면, 양도소득세 감면이 50%밖에 적용되는 과밀억제권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문의도 적고 계약률도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용인
중대형 평형이 주로 공급된 용인 지역에서는 양도세 감면조치 이후 빠른 속도로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GS건설이 분양한 구성 자이. 이 아파트 분양사무소에는 최근 매수자 발길이 크게 늘었다. 113~184㎡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총 309가구 중 4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있었지만 최근 2~3일 사이 10가구가 계약이 이뤄졌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견본주택 방문자가 급증했다"며 "지난 1주일 새 10건 정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성복동 성복힐스테이트(현대건설)에도 하루 100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일 주일동안 계약건수는 40여건(가계약 포함)에 달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급평형이 45평부터 60평형대까지 대형 단지였기 때문에 잔여물량이 많았는데 양도세 감면 발표 이후 방문객과 전화문의가 폭증했다"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목적의 매수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봉동 동일하이빌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단지 역시 공급면적 161~206㎡의 중대형만 잔여세대로 남아 있다.
동일하이빌 관계자는 "오늘만해도 계약을 4건이나 체결했다"며 "모델하우스가 단지 내에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방문객이 계약을 목적으로 찾아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봉동 자이공인 대표는 "6월이면 용인-양재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강남까지 20~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데다, 2014년엔 지하철이 완공되는 등 교통여건이 한결 나아지면서 문의도 늘고 있다"며 "양도세 감면 혜택까지 볼 수 있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김포
김포시 걸포동 오스타파라곤. 113~249㎡형 1636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10% 정도인 15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최기옥 오스타파라곤 팀장은 "경인운하 호재로 관심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계약조건을 완화한데다 분양가 역시 주변시세보다 낮아 관심이 높다"며 "양도세 완화조치까지 나오면서 미분양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129~250㎡형 1202가구)은 약 120가구 정도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으나 최근 절반 정도가 계약이 체결됐다.
배인국 우남퍼스트빌 소장은 "양도세 경감조치 이후 60건의 계약이 성사되고 20건의 가계약이 이뤄졌다"며 "20건의 가계약도 2~3일 내 정식계약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한표 삼호공인 대표는 "오스타파라곤은 지역 내에서는 프리미엄아파트로 인식돼 있어 강서, 인천, 김포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나중에 시세차익 발생 시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더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고양
과밀억제권역인 고양시는 양도세 감면조치에도 불구하고 울상이다. 일부 분양가가 높았던 단지는 여전히 외면을 받고 있다. 양도세가 감면(50%)되더라도 큰 이득을 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히려 이미 거래된 분양권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고양시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 112~350㎡형 총 3316가구가 들어서는 이 단지는 현재 미분양이 929가구에 이르지만 아직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 계약자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팔겠다는 매물이 나왔다.
덕이동 삼일공인 대표는 "양도세 감면 조치 이후에 5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조건으로 팔겠다는 매물이 나왔다"며 "그는 용인 거주자로 광교신도시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덕이지구의 경우 평균 분양가는 3.3㎡당 1469만원. 이는 당시 인근 평균시세인 1100만원 보다 400만원 정도 비싼 것. 이 때문에 양도세 감면 혜택을 보아도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홍희 미래공인 대표는 "현재 500만~1000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나와 있는 분양권들이 꽤 있지만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서 살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고양시 식사동 벽산블루밍3단지는 2350가구 가운데 약 20% 정도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주정화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양도세 완화 조치 이후 문의 전화가 늘면서 약 30가구의 물량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
파주 역시 실수요자 보다는 투자자 중심으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파주 문산에서 112~115㎡ 731세대를 분양하고 있는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전체 물량의 50%에 달했던 미분양이 양도세 경감조치 이후 40%로 줄었다"며 "구입자 10명 중 3명 정도만 실수요자고 나머지는 투자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운정지구에서 724가구(삼부르네상스)를 분양 중인 삼부토건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계약건수가 하루 평균 2개에 이른다"며 "100개에 이르던 미분양 아파트가 80개로 줄어 들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의 파주푸르지오도 분위기가 좋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2.12대책 이전 한달 5건 정도에 머무르던 미분양아파트 가계약건이 대책 발표 후 며칠 사이에 2건이 이루어졌다"며 "문의전화나 견본주택 방문자 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분양가가 부담이 되는 중대형 저층은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12개의 중대형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한 파주 교하 두산위브는 양도세 감면 발표 이후 에도 단 한 건의 가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이라 분양가 자체가 부담이 되는데다 저층이라는 단점 때문이라는 것이 이 곳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벽산건설과 우남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진행한 연리지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83~150㎡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소형은 모두 분양됐지만 149㎡, 150㎡는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고,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약도 맺어지지 않았다.
파주 문정지구에서 일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다"며 "급매물이 소진 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모두 소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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