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대한항공 '한진家 재산분쟁 끝도없다'

 
“지금 형제가 재산 싸움이나 할 때인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양호 대한한공 회장과 둘째아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간의 토지분쟁이 해결 기미를 찾지 못한 채 또다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대한항공이 제기한 2건의 토지 관련 소송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대한항공은 정당한 소송이라며 엇갈린 반응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본사 인근 토지에 대해 지난해 7월 임대차계약 마감 2개월전부터 한진중공업측에 토지반환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지난 20일 소송을 제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사 주차공간 부족과 외부인사 출입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여분의 토지가 필요해 토지반환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98년부터 2년 단위로 임대차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만기 때 특별한 말이 없으면 자동갱신한다는 조항까지 넣어둔 채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의 주장에 대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거대한 형님 회사가 동생 기업에게 넓은 아량을 베풀지 못하고 매정한 태도로 몰아세우느냐”며 “고(故) 조 회장의 유언장을 토대로 따지고 들어가면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적으로 말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해당 건물을 관리해왔는데 갑자기 토지를 반환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며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건물가치에 상응하는 보상은 어떻게 할것이냐”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당초 건물가치에 따른 보상에 대해 “지난해 5월부터 해당 토지 중에서 한진중공업이 개인사업자에게 위탁하고 있는 주유소 부지에 대해 건물가치를 보상하는 조건으로 토지반환을 요구했다”고 맞대응했다.

한진중공업과 대한항공의 토지관계 불협화음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인근 토지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이 같은날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진중공업은 1995년 대한항공에게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인근 부지를 팔면서 업무용 토지 7필지 외에 비업무용 11필지에 대해서는 매매계약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한항공은 소유권이 있다는 반대의견을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시 비업무용 토지는 기업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것도 있어서 건물이 있는 곳은 소유권 이전이 가능했지만 건물이 없었던 비업무용 토지는 여신관리규정상 소유권을 이전하더라도 중과세와 함께 원상 복귀시켜야 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며 “대신 합의메모로 당시 토지거래 관련 상황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비업무용 11필지는 대한항공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는데 소유권을 이전해 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업무용 토지 주위에 철조망 설치와 변전실 철거를 통보한 것도 사실상 한진중공업 땅이기 때문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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