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전문가 “동유럽발 악재 한국에 직접 영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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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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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과민 반응 오히려 불안감 확산”
“경제팀, 신속대응 통한 외부충격 최소화 및 선제적 대응” 주문

동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수출의 급격한 침체로 성장률 급락의 고통을 겪는 가운데 세계경제가 요동치면서 2차 충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현 위기의 파괴력이다. 일각에선 곧 해결될 것으로 보는 반면 한편에선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버금가는 충격이 올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2차 위기는 한국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보거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지나친 과민 반응은 오히려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투자 및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우리 스스로 불안감을 자초하기보다는 사태를 직시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기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기 위해 윤증현 경제팀이 신속한 대응을 통해 외부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유사한 위기상황에 맞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등은 이미 IMF 체제로 돌입한 상태여서 동유럽국가 디폴트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좀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2차 금융위기의 여파가 얼마나 확산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동유럽의 위기는 서유럽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동유럽 악재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면 한국은 물론 국제적 리더들은 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정부와 은행권은 외화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은행권과 기업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해나가면서 슬림화작업에 박차를 가해야만 외화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동유럽 쪽 금융불안 때문에 제2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유럽 위기로 인해 서유럽이 투자를 회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고 한국에도 유럽계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요즘 1500원대 환율 속등이 그런 맥락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2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는 갖고 있어야 하지만 당장 발생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실물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 외화원화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응책이 필요하고 취약부분을 효과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금융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며 지금의 동유럽 악재 등은 위기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외환시장에서의 외채상환 압력, 금융시장 동요 등 일련의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우선 외부충격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급한 외화 채무는 갚고, 국내에서의 금융시장 불안 조짐이 있으면 이에 대해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한다. 특히 위기가 계속 반복되는 양상이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을 놓고 갑론을박 할 필요 없이 작년 말 위기 상황을 교훈삼아 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 지금까지 내놓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 대외 취약성을 줄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부실화나 은행권 채무 취약성 등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제2의 금융위기설 등에 대한 우려는 이해가 가지만 시장심리에 따라 변화하는 것도 많다. 1500원대 환율 속등에 대해서는 요즘 동북권 영향이 크고 이 때문에 새로운 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준비도 마련돼 있다.
윤증현 경제팀은 취임 때 시장투명성을 확보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을 하겠다고 말했던 것처럼 하면 된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에 시장 소통을 중시하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면 된다. 현재의 위기는 다른 나라도 겪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잘 대응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현 경제팀은 과거 정책경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취임약속대로만 실천한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제2의 금융위기는 금융기관들에 대한 실적악화로 이어져 기업들이 도산하고 신용경색이 심화될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주가가 하락할 것이다. 또 수출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대외의존도가 71%에 달하는 한국의 경우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는 선진국발 금융위기이기 때문에 IMF와 다르고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와 비슷할 것이다. 정부는 우선 불안심리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 내수경기가 급랭하는 것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이보람 기자 bot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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