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0거래일새 1조5117억원 매도우위
"동유럽 위기 해소시까지 매수재개 어려워"
추락을 거듭하던 원화가치와 주가가 가까스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동유럽발 2차 금융위기 우려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멈추지 않고 있어 증시 회복을 기대하긴 이르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에 비해 33.60원(3.15%) 오른 1099.55를 기록하며 6거래일만에 급락세에서 벗어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달러당 17.0원 내린 1489.0원으로 떨어지며 10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외국인 10일연속 매도행진=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주식을 매도하는 '셀코리아' 행진을 10거래일 연속 이어가고 있다.
동유럽 국가군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확산된 이달 10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0거래일 연속 1조5117억원 순매도하며 연일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
이 여파로 한때 30%를 넘어섰던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비중은 20일 기준으로 28.34%로 떨어졌다.
다만 외국인은 20일까지 9거래일 동안 일평균 1668억원 규모로 유지해 왔던 순매도액을 이날 100억원 미만으로 줄였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은 동유럽발 금융불안이 기축통화인 달러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격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가까스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다소 줄였다"며 "하지만 동유럽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이런 매도 축소에 대해 아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 지속 예상=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증시에서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동유럽발 금융위기가 서유럽으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부실정리 대책이 나오지 않은다면 외국인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매수를 재개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지금은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위기를 해결할 자구책이 등장해야만 외국인 매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도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향후 대외변수 전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동유럽 문제와 함께 환율도 안정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이 환율 하락으로 매도 규모를 다소 줄이긴 했지만 섣불리 매수 전환을 기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원화가치와 주가가 급격히 떨어진 만큼 추가적인 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없어 환율은 계속 불안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전고점 수준에 이른 만큼 원ㆍ달러 환율이 더 오른다 해도 1550원 부근에선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진영ㆍ서혜승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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