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에 기업.경제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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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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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주요 수출.수입 기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들은 외화 조달의 어려움이 커질 뿐 아니라 거래 기업의 수익성 하락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고환율은 수입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를 압박하며 경제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달러당 1,259.5원에서 지난 23일 현재 1,489.0원으로 18.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95.72원에서 1600.56원으로 14.7% 상승했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수입업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진다. 우리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하면 올해 순이익이 항공운송업은 적자로 돌아서고 해상운송업은 22%, 정유업은 16%, 철강.금속업은 10%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키코에 가입한 수출기업들이 환율 급등으로 입은 손실은 작년 말 3조2000억 원에서 지난 23일 현재 3조5억 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들은 작년 말 현재 은행 엔화대출 165억 달러의 95.7%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출 금리가 1년 사이에 평균 연 3.32%에서 6.06%로 올라 이자 상환에도 허덕이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환율 상승으로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환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또 고환율은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기업들이 해외에서 설비를 들여오는데 비용 부담을 키워 투자를 미루게 하는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8%포인트 상승한다. 이는 다음 달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검토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건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반영하는 위험자산인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 BIS 비율 하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르면 은행들의 BIS 비율이 평균 0.1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거래 기업들이 환율 문제로 수익성이 나빠지면 은행으로서는 대출 부실이 생길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도움을 주고 수입이나 해외 소비를 억제해 경상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면 수입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중요한 것은 환율의 절대적인 수준이 아니라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데 있다"며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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