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4분기 600억달러 손실... ‘국유화’ 논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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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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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티그룹의 국유화가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의 지원금을 받은 보험그룹 AIG(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도 정부 보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국유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23일(현지시각) 전해지고 있다.

   AIG 상황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이날 블룸버그에 AIG가 최신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획기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AIG를 지원하면서 확보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AIG는 지난해 9월 1차 지원분 850억달러를 받으면서 79.9%의 지분을 우선주 형태로 넘긴 바 있다.

   이에 대해 AIG 대변인은 "회사가 직면한 재정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뉴욕연방은행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만 밝히면서 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 재무부 대변인도 논평을 거부했다.

   소식통들은 AIG가 곧 발표되는 지난해 4.4분기 실적에서 부실자산 상각 등에 따라 6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미 기업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북미 보험업계는 금융 위기에 따라 이미 지난 2007년 이후 모두 14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 가운데 40%가량이 AIG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소식통은 23일 로이터에 AIG가 위기 상황과 관련해 법률회사 웨일, 고트설 앤드 맨저스를 고용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선 파산 보호를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미국 CNBC 방송은 이날 앞서 AIG가 보유한 자산의 장부 가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이를 담보로 한 특정 채무의 불이행(디폴트)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AIG가 다음달 1일 이사회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IG 변호인단은 정부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파산보호 가능성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CNBC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2일 씨티그룹 제안으로 미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전환해 보통주 지분을 25-40%로 하는 방안이 양측간에 협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씨티그룹에 자금 지원하면서 취득한 520억달러 어치의 우선주 가운데 450억달러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관은 22일 "민간은행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국유화 방침을 부인했으며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및 연방저축기관감독청(OTS)도 23일 이례적으로 합동 성명을 내고 국유화 방침을 거듭 부인했다. 대형 은행이 국유화될 경우 기존 주식이 희석되거나 소각돼 가뜩이나 심각한 증시에 또다른 회오리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 증시는 23일 은행 국유화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정부와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져 다우 지수가 지난주 금요일 종가보다 3.41%나 빠지면서 7114.78로 주저앉았다. 이는 지난 1996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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