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계 빚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경기악화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어든 데 반해 부채 규모가 커져 가계의 상환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88조2463억 원으로 전년말 대비 57조5677억 원(9.1%) 증가했다. 전년 증가폭 48조7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가구당(2008년 추계 총 1667만3162가구) 부채 규모는 4128만 원 수준으로 2007년의 3842만 원 보다 286만 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 빚 가운데 가계대출은 52조9300억 원으로 전년(44조9659억 원)보다 17.71%(7조9641억 원) 늘었고 판매신용 증가액은 3조7492억 원에서 4조6377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영복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중도금, 잔금 용도의 주택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판매신용은 카드사들이 소액결제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이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24조8923억 원 늘었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은 신용협동기구를 중심으로 16조9734억 원 증가했다.
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의 대출 증가액은 할부금융사를 중심으로 전년의 5조4414억 원에서 6333억 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여전사들이 회원 자격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판매신용은 소비위축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회사의 소액 결제 및 무이자 할부 서비스 제공 증가 등을 배경으로 4조6377억 원 증가해 전년(3조7492억 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 팀장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크게 떨어진데 반해 경기침체로 개인소득이 줄고 자산가격이 하락해 가계의 채무 부담 능력은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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