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촌동 렉스아파트 재건축조합이 단지를 최고 56층까지 짓는 안을 통과시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부동산시장에서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고층건립 허용 소식과 더불어 제2롯데월드 등의 겹 호재로 호가가 상승한 잠실 주공5단지와 급매물이 소진되는 압구정, 반포 등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4일 이촌동 굿모닝공인 이은우 대표는 렉스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문의 없어요"라며 "집값 부담에 재건축 비용까지 내야하는데 누가 사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렉스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은 지난 21일 정기총회를 열고 아파트부지의 25%를 기부채납하고 최고 56층 규모의 초고층으로 짓는 '서울시 건축심의 변경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사업은 1대 1 재건축으로 일반 분양분이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460명)의 건축비 부담이 크다. 당초 책정된 3억2000만원의 분담금보다 2억원 가량 높은 5억원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에 매수자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건축비까지 합쳐 17억이 넘는 가격이라면 인근에 일반 아파트를 사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렉스 132㎡형은 11억~13억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도래 전까지 최고 14억원까지 올랐었지만 작년 말부터 서서히 떨어져 최고 3억원 가량이 떨어진 상태다. 인근 1998년도에 입주가 시작된 한가람 142㎡형이 현재 11억원선에 실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미투리공인 김종학 대표는 "오늘(24일) 조합원 총회가 있었지만 건축비에 대한 부담감에 결론없이 해산했다"며 "용산 일대에 새로 생긴 아파트들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초고층 한강변 아파트만으로는 가격대비 충분한 매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1975년 12월 입주가 시작된 렉스 아파트는 10개동 총 460가구다. 현재 이 일대 부동산에 나와 있는 매물은 총 15가구로 최고 호가 13억원이 매겨져 있지만 거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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