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쥐꼬리 배당'... 작년의 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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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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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은행들의 배당금 규모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작년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자본확충을 위한 내부유보금을 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이 올해 주주들에게 배분하는 배당총액은 1570억 원 수준으로 작년 배당총액의 2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배당재원이 되는 작년 은행권 순이익은 7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4% 급감한 점을 감안해도 예년에 비해 쥐꼬리 배당이다.

   은행들은 2006년 13조4546억 원을 벌어 이듬해 3조8683억 원을 배당했고 2007년에 벌어들인 14조8652억 원의 순이익으로 작년에 3조3292억 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2007년과 작년에 은행들의 배당성향(배당총액 대비 순이익)은 각각 28.8%, 22.4%로 높은 편이었지만 올해는 2.0%로 급락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 SC제일, 국민, 씨티, 광주, 제주, 경남, 농협, 수협 등이 무배당을 결정했고 정부가 대주주인 산업, 기업, 수출입은행도 배당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출자를 해주는 마당에 배당을 요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실상 12개 은행이 올해 전혀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배당을 실시하는 6개 은행들도 대부분 작년에 비해 배당금을 대폭 줄였다.

   신한은행이 4065억 원에서 100억 원, 우리은행이 2003억 원에서 25억 원, 외환은행이 4514억 원에서 806억 원, 부산은행이 836억 원에서 300억 원, 대구은행이 793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작년 대비 배당총액을 삭감했다. 작년에 23억 원을 배당한 전북은행만 올해 배당금을 40억 원 남짓으로 늘렸다.

   은행들이 배당을 실시하지 않거나 배당금을 대폭 줄임에 따라 은행의 대주주이자 대부분 상장사인 은행지주사도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할 여력이 없어졌다.

   국민지주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며 신한지주와 우리지주, 하나지주도 배당금을 대폭 삭감해 은행 지주회사의 전체 배당금은 2500억 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올해 주주들의 반발을 각오하고 배당을 극도로 억제하는 이유는 건전성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은 작년 4분기 이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충분한 자본확충을 권고하면서 은행들에 배당 자제를 권고해왔다.

   A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에서 자기자본 확충을 권고하고 있어 배당을 실시하기 어렵다"며 "작년에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지주회사에서 증자까지 받았는데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다만 급격한 배당축소에 주주들이 반발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주주총회 때 이들이 크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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