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회장, 미 자동차 시장 현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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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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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주요 자동차 생산 및 판매기지를 둘러보는 등 발빠른 현장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정 회장은 뉴욕지사에서 미국내 자동차 및 금융시장 동향을 보고 받은 뒤 곧바로 디트로이트로 향했다. 2005년 10월 디트로이트 인근 슈피리어 타운십에 완공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방문을 위해서다.

   정 회장은 연구소에서 올해 새로 시장에 출시될 신차종 개발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디자인, 설계, 연비개선 등 각종 테스트를 거쳐 미국인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한 차를 개발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자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뉴욕이나 디트로이트 방문 과정에서 제너럴 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고위 경영진들과도 접촉을 가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디트로이트 방문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정부의 긴급 자금지원만 바라보고 있는 빅3의 현실을 몸소 관찰하면서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감소 등 글로벌 침체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구상도 가다듬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24일에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과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기아자동차 공장 등 미국내 핵심 생산기지를 잇달아 방문해 현황을 보고받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두 공장 방문에서 "현 글로벌 침체 상황은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전 업계가 직면한 문제로 '위기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종업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최고품질의 차량을 생산해 나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낸다면 현대기아차가 장차 초 일류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한 차를 개발해 적기에 공급하고 판매를 확대하는 것만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회장은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일정 궤도에 올라선 반면,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3월초 공장 완공-7월 시험생산-12월 양산체제 돌입 등의 일정 속에 공장건설이 진행되는 만큼 공장 완공 상황과 향후 생산 일정 등에 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기아 조지아공장 방문은 2006년 10월 기공식 이후 3년만으로, 특히 3월6일 기아차 주주총회에서 등기 이사직에서 물러나 독립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해줄 계획이어서 이번 방문은 기아차의 미국공략 전초기지에 대한 최종 점검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 회장이 구축한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기아자동차의 정의선 사장도 23일 대한항공 편으로 애틀랜타에 도착, 정 회장 방문에 앞서 사전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 회장은 이어 25일 LA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과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을 방문한 뒤 27일 귀국한다. 이달초 독일과 러시아 방문을 통해 현대기아차 유럽총괄법인을 둘러본데 이어 이번 방미를 마침으로써 작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러 수행과 동유럽 생산시설 점검 등을 다녀온 이후 5개월만에 재개한 글로벌 경영점검을 일단 마치게 된다.

   정 회장은 특히 이번 미국 방문과정에서 기자단을 동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현지 언론과의 접촉도 거의 않는 등 자세를 낮추는 신중한 행보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 회장 본인이 요란한 행보를 원치 않는 평소 성격이 드러난 측면도 있지만 현재 현대 기아차에 대한 외국의 시각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우선 정 회장이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발표한 '2009년 파워리스트'에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영향력 6위에 오를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여기에 1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체 판매실적이 27년만에 최악으로 떨어진 가운데 현대차는 대형 업체로는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국제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 및 기아에 대한 `경계'의 시각도 나타나는 만큼 두드러진 행보를 통해 `역풍'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인 것이다.

   차 구입자가 실직을 하면 차를 반납해도 된다는 `바이 백' 프로그램과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개막 쇼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은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되 다른 분야에서는 불필요한 자극을 삼가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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