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무역수지 | ||
세계 5번째 경제규모대비 연구개발비 규모 세계 5위
원천 기술 확보 통한 기술 종속국 탈피 시급
기술력 부재 타파위해 정부-기업 연계 필요
오늘날 연구개발(R&D) 사업활동은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장기적인 발전전력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R&D투자 및 신성장산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투자는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고 사업화 지원을 통한 신기술 개발에 지난해보다 10.8% 더 높은 1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 R&D를 국가와 기업이 중장기 성장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임해야 하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불황의 고비를 넘어 2~3년 후 경제 회복기를 대비해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는 과제는 R&D에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의 당위성을 갖게 한다.
◆‘기술력확보가 성장 동력’, 세계는 R&D에 ‘적극’
세계 각국의 R&D 투자 대비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70∼80년대 R&D 경제성장 기여도와 90년대 이후를 비교할 때 미국은 19.4%에서 22.8%, 일본은 43.3%에서 67.3%로 각각 높아졌다. 캐나다와 이탈리아 역시 상승 추세를 보여 선진 각국의 경제성장이 R&D 투자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되고 있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이미 R&D를 통한 기술 확보가 일류기업으로의 성장 동력이라고 빠르게 판단, R&D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은 올해 R&D 예산으로 지난해 대비 2.7% 증가한 1470억 달러를 편성했다. 유럽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3번째로 높은 독일도 R&D 투자비중을 GDP대비 3%대로 확대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도 R&D에 투자비용을 대폭 확대하는 추세다. 2007년 전년대비 R&D 경비를 40.8% 증가시키고 이중 26.9%를 과학기술에 투자한 결과 개발신상품이 2만3246개 품목으로 늘고 16대 기업의 신상품 생산율이 50%이상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R&D 투자는 ‘확대’, 기술력은 아직 ‘미흡’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화질텔레비젼(HDTV)의 성공이후 R&D의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민간과 정부를 합한 우리나라 총 R&D 규모는 27조 3457억원으로 GDP 대비 3.23% 수준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1.4%로 미국(5.9%), 일본(5.7%), 독일(5.6%) 등 선진국들을 압도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이스라엘, 스웨덴, 핀란드, 일본에 이어 세계 5번째로 경제규모 대비 연구개발비가 큰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원천·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기술 종속국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7년 기술 수출은 전년 대비 14.9% 증가한 21억7800만 달러, 기술 도입은 5.5% 늘어난 51억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술무역수지는 29억2500만 달러 적자였다.
기술무역수지 비율(기술수출/기술도입)은 0.39로 미국(2.20), 일본(3.12)에 크게 뒤처졌다. 특히 대미 기술무역 적자는 25억 5000만 달러 규모로 전체의 85%를 차지해 실용화된 원천기술의 부재를 절감케 했다.
R&D 투자와 그 결과물들이 양적 성장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원천기술로 상징되는 질적 성장이 부족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정부-기업 R&D 역할분담, 신기술 투자 ‘시급’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R&D관련, 기술력 부재를 지적하며 투자비용 확대보다는 정부의 역할과 기업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원 복득규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R&D 투자 수준은 GDP대비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가 아니다”며“정부는 GDP대비 5%까지 R&D 투자를 늘린다고 하고 있지만 이보다는 정부와 대학이 기초연구를 하고 기업은 상업화 방안을 연구하는 역할분담의 활성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초연구 부문이 부족한 만큼 R&D투자를 기획할 때 기업과 연계해서 기업이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을 하는 등 매출을 유도할 수 있는 부문에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소 이부형 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R&D 투자의 성과나 기술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술수출의 경우도 전자, IT에 집중돼 있으며 핵심원천기술보다는 주변기술에 한정되고 수입도 주요산업 핵심기술에 지출규모가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의 R&D가 활발해져 기술창업으로 이어지고, 부가가치 창출이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약하다”며 “우주, 해양 등 신기술 도입기 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한정된 재원상 정부는 감시감독-모니터링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