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해일… 3월증시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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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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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동유럽ㆍ북한에서 대내외 악재가 해일처럼 밀려들면서 전문가조차 3월 증시를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안개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우리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국내 10개 증권사는 한결같이 미국 상업은행 부실과 동유럽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북측 미사일 발사준비를 포함한 대내외 악재가 상당 기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달 지수 저점을 최저 950선까지 하향 조정했다.

이는 외국인투자자가 12거래일째 국내 주식을 내다 파는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가며 1조9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거두고 있고 내달 결산에 앞서 수익률을 관리해야 하는 기관투자자도 매도 공세에 가세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 재확산 우려=증권가에선 미국 상업은행 부실과 동유럽발 디폴트 우려 속에 세계 금융위기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점이 최대 악재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대남 미사일 발사를 위한 시험에 들어가면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기업실적을 4월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실제 성적보다 향후 전망에 따라 증시가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증시는 환율불안과 동유럽발 금융위기, 지정학적 위험을 비롯한 대내외 악재로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국내 외화표시채권 만기일이 임박한 가운데 주요기업 1분기 실적은 4월에나 나오기 때문에 실제 실물지표보다 부정적인 전망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동유럽 금융불안과 미국 상업은행에 대한 국유화 논란으로 신흥국가에서 환율불안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미국 상업은행 부실과 동유럽 금융불안이 신흥시장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가는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 심화로 단기적으로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대내외 악재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내달 발표될 1~2월 기업실적에 따라 향후 주가 등락이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황상연 센터장은 "이달 국내외 증시를 불안에 빠뜨린 미국과 동유럽 금융불안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노출됐다"며 "내달 발표될 1~2월 기업성적과 실물지표에 따라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3월 중반까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다 후반부터 각국 위기대응책에 힘입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점쳤다. 문기훈 센터장은 "내달 중반까진 대내외 악재 여파로 변동성 심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만 후반부터는 각국 위기대응책이 효과를 나타내며 투자심리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수 950~1330선 등락예상=증권가는 내달 코스피가 950~1330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고점을 높이는 상저하고 장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낸 우리투자증권은 내달 지수범위로 950~1150선을 제시했다. 박종현 센터장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종목구성은 음식료 통신 유틸리티와 같은 경기방어적인 종목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월 후반으로 가면서 경기바닥이 확인된다면 낙폭이 과대했던 우량 금융주나 건설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내달 지수 저점을 1000선 초반으로 보고 있다. 김학주 센터장은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유럽을 거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가로 전이될 경우 증시불안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3월은 이달보다 증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지수범위를 1000~1240선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내달 지수범위를 1000~1330선으로 보면서도 국내외 기업구조정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900선대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서용원 센터장은 "미국 상업은행 부실과 동유럽 금융불안이 당분간 국내외 증시를 불안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지수는 1000~133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국내외 기업구조조정 지연으로 박스권 하단이 무너진다면 1000선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동양종금증권은 3월에 이달보다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명석 센터장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대응책을 내놓고 있어 이 효과가 3월부터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달은 설 연휴도 있어 경기지표가 안 좋았지만 3월부터 이런 계절적인 요인이 사라지면서 일부 개선이 예상돼 지수범위를 1020~1220선으로 제시한다"고 전했다.

문진영ㆍ서혜승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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