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대졸초임 삭감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에 동참하면서 올해 대졸 신입사원들이 받게 될 연봉이 앞서 취업한 사원들에 비해 최소 2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각 그룹의 계열사 사정에 따라 삭감폭은 차등 적용된다.
25일 대졸 신입 연봉삭감에 합의한 주요 그룹의 초임을 조사(업계추정치ㆍ각종 상여금 제외)하고 재계가 합의한 연봉 삭감률을 조합해 본 결과, 그동안 2800~3900만 원까지 넓게 분포돼 있던 그룹 별 연봉 폭은 2600~3300만 원 선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경우 2736~3268만 원 가량 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종전 입사자들의 초임 연봉(3800만 원)에서 532~1064만 원 깎인 액수다.
3850만 원에 달했던 현대자동차의 연봉도 올해 입사자부터 2772~3311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SK에너지와 SK텔레콤은 3500만 원대이던 연봉에서 10%의 임금조정률이 적용, 350만 원 내외로 삭감될 예정이다.
LG그룹도 계열사별로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5∼15% 삭감키로 했다. 이로써 올해 입사자부터 2601~2993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된다.
한화 GS 금호아시아나 한진 포스코 대한항공 등도 7~14%의 연봉 삭감 폭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000만원대 초중반에 해당됐던 이들 기업 대졸 초임의 연봉은 일제히 2800~2900만 원대로 낮아지게 된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도 임금조정률 0~7% 적용돼 기존 3000만 원대였던 신입사원 초임 연봉이 최대 2604만 원까지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삼성 고위 관계자가 "삼성 그룹 신입사원 연봉은 계열사별로 10~15% 삭감한다"고 밝혀 삭감액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 전자계열사의 경우 최대 연봉의 50%을 받을 수 있는 '초과이익분배금(PSㆍProfit Sharing)'과 상ㆍ하반기 실적평가를 토대로 등급에 따라 최대 월 기본급의 150%를 받는 '생산성 격려금(PIㆍProductive Incentive)' 등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어 최대 4000만 원 가량의 연봉은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별로 각종 인센티브를 지급해 편법적으로 연봉을 올리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혀 실제 기업들이 어떤 방식을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임금 삭감 적용 시기가 앞으로 입사하는 사원으로 정해진 탓에 일부 고연봉을 주는 기업에 이미 입사가 확정된 인원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최근 채용 절차를 마무리한 STX그룹의 입사자의 경우 연봉 삭감이 적용받지 않게 됐다.
30대 그룹 중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의 대졸 초임이 2000만 원대로 감소한 것에 비해 STX그룹 입사자들은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STX그룹 신입사원들의 올해 연봉은 3000만원~3500만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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