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현대유럽연구소를 방문한 정몽구 회장./현대기아차 제공 |
-그룹 경영권 이동 위한 물밑작업 전망 ‘솔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불황 타개를 위한 판매 위주의 글로벌 경영 강화에 나선 가운데 정씨 일가가 동반 미국 길에 오른 것을 두고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지난 23일 미국 애틀랜타로 떠나 기아차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본 뒤 26일 국내로 돌아올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몽구 회장도 같은 날 정 사장보다 55분 늦은 오전 11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뒤, LA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등지에서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27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정 회장 부자의 동선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미국 체류 시기가 이달 24~25일로 겹치는데다 완성차 생산라인이 세워지고 있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 방문한다는 공통된 일정이 잡혀 있다.
정 회장 부자의 이 같은 해외 출장 일정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정 회장이 최근 기아차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도 ‘2세 경영’을 위한 사전 조치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판매 확대를 독려하기 위한 출장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판매 위주 글로벌 경영’ 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된 출장이라는 것.
그러나 정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제프리 이멜트 GE-회장과의 면담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씨 일가의 미국행이 그룹 경영권 이동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미국 방문과정에서 기자단을 동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현지 언론과 접촉도 거의 하지 않고 있어서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그룹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외영업법인 총괄 자격으로 양승석 사장과 함께 동행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도 “동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만남의 취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측이나 짐작으로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중요한 사안이 있다면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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