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처음으로 4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기아차와 채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4000억 원 규모의 BW 발행을 위해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의사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는 우리투자증권이다.
기아차의 BW는 만기 3년에 표면금리 2%, 만기보장수익률 5%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행사가격보다 기아차 주가가 떨어질 경우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15% 낮춰주는 조건도 포함될 계획이다.
이번 발행 추진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아차가 보다 조달금리가 낮은 방법을 강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의 작년 12월 부채비율은 169.1%다.
기아차 관계자는 "BW 발행은 자금 조달 방안의 하나로 검토 중일 뿐 아직 발행규모나 조건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보통 회사채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낮은데다 발행에 성공할 경우 자본금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주식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BW 발행설이 제기되면서 기아차 주가는 오후 2시54분 현재 전날보다 700원 떨어진 6700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주식 연계·비연계의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을 검토해 왔고, 최근 BW 발행과 관련해서 시장에 태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기아차가 40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한다면 주식가치는 15% 이상 희석될 것으로 예상돼 주식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며 주가에는 당연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BW 발행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주식가치 희석 가능성이라는 리스크가 생겼고, 이에 따라 주가 할인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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