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 소속 보험설계사(FC)로 1년 넘게 근무한 안 모 씨(남, 31)는 지난달 회사를 그만뒀다. 안 씨는 FC로 일하면서 적지 않은 실적을 올렸지만 최근 방카슈랑스나 홈쇼핑 등 다른 판매채널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자신의 일에서 비전을 찾지 못한 것이다.
최근 보험사들의 보험 판매채널이 다변화 함에 따라 FC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홈쇼핑 등을 통한 보험 판매 실적은 안정세를 띄고 있지만 FC에 의한 초회 보험료 수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또 이 기간 FC의 숫자는 크게 늘어나며 개인당 수익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 말까지의 FC에 의한 누적 초회 보험료는 1조8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652억원 대비 25.89% 급감했다. 반면 FC 숫자는 지난해 9월 16만6000여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3만6000여명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FC들의 숫자는 늘어난데 비해 보험료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FC들의 월 수입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삼성, 대한, 교보 등 국내 3대 생명보험사에 등록된 설계사 중 42%가 월 수입이 200만 원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21%는 월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됐다.
이에 비해 방카슈랑스나 회사직급, 대리점을 통한 영업은 안정세를 띄고 있다.
국내 22개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4월부터 12월 말까지 방카슈랑스로 모집한 초회 보험료는 1조712억원, 대리점 2744억원, 회사직급 65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1조1708억원, 3164억원, 664억원에 비하면 소폭 줄긴 했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선전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FC들이 수수료율이 좋은 변액보험에 지나치게 집중했던 것이 이 같은 현상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김세환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FC들이 2007년도에 변액보험 수익률이 워낙에 좋았고 수수료율도 높아 이 분야 영업에 집중했었다"면서 "하지만 2008년 들어 변액보험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고객들의 기호가 달라져 초회보험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방카슈랑스의 경우는 은행이 보험을 판매할 때 펀드를 중심으로 영업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고 말했다.
같은 연구소의 안철경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월수입이 50만~60만 원 수준에 그치는 설계사들이 많아졌다"면서 "설계사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설계사에 대한 재교육 및 외부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