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자본 엑소더스 현실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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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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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채권.차입부문서 이탈 조짐
"본격화 가능성 낮아"…증시엔 악재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진정되기는커녕 채권, 차입 부문을 중심으로 이제부터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고공비행 중인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돼 증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두 달 간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달 중순부터 순매도 공세를 펼치며 대규모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작년 12월 8천780억원에 이어 올해 1월에도 7천70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선 10일부터 13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8천569억원(26일 기준)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주가가 폭락했던 작년 9~10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외국인 매도를 주도했던 헤지펀드(Hedge Fund)의 청산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대규모 순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및 영국계 장기투자펀드(롱텀펀드)의 국내 증시에 대한 매도는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기 위한 차원으로,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채권과 차입 부문에서 외국인의 자금회수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채권과 차입 부문의 경우 작년 4분기에 들어서야 유출이 본격화했기 때문에 동유럽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시장 교란요인이 발생할 경우 주식보다는 이들 부문의 이탈 규모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 증시 투자는 작년 6월 52억달러의 순유출로 전월(-5억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한 이후 7월 -65억달러, 8월 -31억달러, 9월 -39억달러, 10월 -39억달러, 11월 -17억달러가 유출된 뒤 12월에는 5억달러의 순유입을 보이는 등 `탈 코리아'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반면 채권(부채성증권)과 차입부문에서는 작년 6월 각각 -900만달러와 48억달러, 7월 -27억달러와 46억달러, 8월 14억달러와 57억달러, 9월 -31억달러와 1억달러, 10월 -48억달러와 -204억달러, 11월 -42억달러와 -102억달러, 12월 -16억달러와 -14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뒤늦게 자금 유출이 본격화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차입금 유출은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각각 200억달러, 100억달러, 140억달러로 평균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본격화 하기 시작했다"며 "작년 1분기에 단기차입금도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 1분기의 차입금 상환압력도 커져 차입금 유출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채권 또한 작년 9월부터 평균 34억달러가 빠져나갔다며 국외간 금리차 축소에 따른 메리트 저하, 본국의 자금회수 요구 등에 의해 자금회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 경우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겠지만 `3월 위기설' 정도의 수준은 아닐 것이다. 원화가치도 이미 `오버슈팅'(overshooting.경제 여건을 반영하지 않은 지나친 상승)' 국면이기 때문에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증시는 당분간 조정 과정을 거치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견해와 달리 외국인의 `코리아 엑소더스(Exodus.대탈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정상윤 연구원은 "동유럽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다면 위기감이 확산될 수는 있으나 동유럽보다 상대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중이 낮은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급속하게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2~3월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104억달러 수준으로 1월 말 외환보유액이 2천17억달러임을 감안하면 위험한 수준은 아니며 미국, 중국, 일본과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비상시 외화를 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며 `3월 위기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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