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KT-KTF 합병에 대해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보고 "조건 없이 허용한다"는 결론을 내리자 SKㆍLG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공정위가 KT-KTF 합병에 대해 경쟁제한성 문제로 적어도 '조건부 허용'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했던 SKㆍLG진영은 예상 밖의 결과에 당황해 하면서도 '조건부 승인'으로 전략을 긴급 수정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LG진영과 달리 그동안 합병 자체를 반대해온 SK진영은 필수설비 분리와 함께 조금이라도 유리한 합병 조건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전략 구상에 분주한 모습이다.
SK진영 관계자는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 인수 당시에는 유무선 결합서비스의 한시적 금지나 황금주파수(800㎒) 로밍 거절 금지 등 시정조치를 내렸던 공정위가 KT-KTF 합병에 대해서는 경쟁제한성이 없다며 조건 없이 허용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 문제가 방통위의 손에 달려 있는 만큼 방통위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합병이 허용되더라도 경쟁제한을 해소할 수 있는 '조건부 승인'을 이끌어 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진영도 그동안 주장해온 합병 조건을 더욱 구체화하고 이에 대해 홍보에 적극 나서 방통위가 KT-KTF 합병으로 예상되는 경쟁제한성을 최대한 해소할 수 있는 '조건부 승인'을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LG진영 관계자는 "사실상 KT-KTF 합병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제는 구체적인 합병 조건을 놓고 KT와 반KT 진영의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필수설비 분리와 더불어 마케팅 및 시장점유율 제한, 황금주파수 재분배 제한 등을 합병 조건에 포함시켜 KT의 시장지배력 전이에 따른 경쟁제한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는 공정위가 경쟁제한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SKㆍLG진영에서 필수설비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 국회 등으로 공론화되면서 궁지에 몰렸지만 공정위가 '조건 없이 허용'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합병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합병 조건 등에 대해 최대한 방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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