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온돌효과', 지방 미분양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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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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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처럼 차갑던 지방 미분양 아파트 시장에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양도세 면제, 감면 혜택이 수도권으로 확대 시행된 후 수도권 위주로 소진되던 미분양이 최근 지방에서도 조금씩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아랫목(수도권)에 군불을 지피면 윗목(지방)도 따뜻해지는 '온돌효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그동안 백약이 무효였던 건설사들의 분양가 인하 등 판촉전략이 최근들어 서서히 먹히기 시작하면서 계약률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지난 2주 동안 광주 수완지구 '린' 아파트(1천232가구)의 미분양을 130여개나 팔아치웠다.

   지난 1월 완공돼 미분양을 구입할 경우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데다 회사측이 전략적으로 층, 향, 동에 따라 분양가의 10-15%를 할인해준 덕분이다.

   같은 수완지구에 아파트를 분양했던 D사가 퇴출 기업에 포함되면서 기존 계약자들에게 분양대금을 환급해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미분양 판매는 분양가 인하, 정부 정책, 경쟁사의 수요 이탈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수도권 미분양이 팔리기 시작한 것도 이 지역 사람들이 주택 구매를 결심하는데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광주 수완지구 7블록의 미분양을 보유하고 있던 현진도 분양가 인하 등 판촉행사 없이 이달 들어 미분양 20가구를 판매했다.

   현진 관계자는 "지방은 양도차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양도세 혜택에는 무감각한 편"이라며 "일부는 수도권 시장이 움직인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 교방지구 벽산 블루밍 재건축 아파트(793가구)도 양도세 혜택이 수도권까지 확대 시행된 후 최근 1-2주 사이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늘고 미분양 계약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올 5월 입주가 시작되는 이 아파트는 정부 미분양 대책으로 취득.등록세가 절반으로 줄었고, 회사측이 나머지 50%도 대납해줘 미분양 계약자는 취득.등록세 부담이 전혀 없이 집을 살 수 있다.

   벽산건설 담당자는 "조합원 시세가 싸긴 하지만 미분양을 구입하면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전액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해 계약을 유도하고 있다"며 "최근들어 판매 분위기가 호전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1천631가구), 천안 백석동 아이파크(1천40가구), 군산 수송동 아이파크(566가구) 등의 미분양도 조금씩 팔리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2월 초까지 꿈쩍않던 시장이 수도권 시장이 움직인 중순 이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이라며 "특히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는 상품과 입지여건이 뛰어나 투자수요도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최근들어 천안 등지에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계약 건수가 거의 없었는데 이달 중순 이후에는 매일 2-3건씩 팔려나가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한 임원은 "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주택 구입시기를 미뤄왔던 일부 매수자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 충남 천안, 대전 서남부 한라비발디 역시 최근 일주일 동안 미분양 판매 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최근 특별한 판촉행사도 없었는데 지난 주부터 계약이 이뤄지고 문의전화도 늘었다"며 "지금 미분양을 사면 혜택이 많아 장기 투자개념으로 사두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방 미분양 판매가 전 지역으로 확대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한다.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고, 워크아웃 기업 등의 미분양은 아직 판매가 더딘 상황이다. 분양가가 높거나 계약조건이 나쁜 곳은 여전히 외면받는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최근 수도권 규제 완화 영향으로 일부 지방 미분양 시장에 온기가 전달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로 판단하긴 이르다"며 "3월 국내.외 경제가 얼마나 위기를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지방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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