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유엔사 6년여만의 회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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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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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이 2일 6년6개월여 만에 회담을 개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당국은 특히 '대남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던 북한군이 회담을 먼저 제의한 점에 주목, 북측의 의도에 촉각을 세우고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지난달 28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하자"고 회담을 제의했다.

   북측의 회담 제안은 지난 1월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남측에 대해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고조되고 있는 군사적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북한군이 '한반도 긴장완화 문제' 논의를 표면적으로 내세웠지만 다른 의도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 남북 군사당국간 대화가 단절되고 있는 '틈새'를 노려 미군과 군사문제를 직접 논의해보자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종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국방부에 전통문을 보내 '남측의 묵인 아래 남북관리구역 내에서 미군이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한편으론 유엔사 측에 전통문을 보내 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행태가 통미봉남 전술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엔사 관계자는 "정전협정을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미군은 엄연히 유엔군사령부 소속"이라며 "미군과 유엔사 소속 장교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월17일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발표 이후 고조되고 있는 군사적 긴장 뿐만 아니라 북방한계선(NLL) 해상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유엔사로 전가하려는 예비조치 성격이 짙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유엔사 측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일방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NLL이나 MDL에서 남북간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이번 회담에서 밝힌 입장을 근거로 그 책임을 유엔사로 돌려 남측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달 9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북침전쟁 연습으로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논리로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9일 한.미가 작성 중인 새로운 공동작전계획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등을 거론하며 "조선반도에 전쟁의 불바람을 몰아오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전쟁준비 책동은 반평화, 반시대적 행위로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유엔사는 지난달 18일 키 리졸브 연습 일정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군정위 채널을 통해 북측에 훈련 일정을 통보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나온 북측의 주장과 태도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그간 14번이나 유엔사와 장성급회담을 했지만 유엔사와 남측이 호응할 만한 제의를 한 적이 드물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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