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끝없는 추락..바닥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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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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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광공업 생산 25.6% 급락, 통계작성이래 최악의 수준 기록

   
 
 

실물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기업들은 투자를 멈췄고, 구매자들의 지갑 역시 얇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지난해 12월의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사상 최악의 수치를 양산했던 전월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더 나빠졌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로 최악의 생산 감소율을 초래했고 소비감소도 이어졌다.

이같은 경기 악화는 세계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나라 수출 주력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 경기 침체의 폭이 예상보다 훨씬 깊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도 생각보다 길어질 것이란 우려 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적어도 오는 9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대대적인 경기부양 및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 생산 40년만에 최악..가동률 28년來 최저

1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5.6% 급감해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40년 만에 최악이었다. 10월(-2.3%)에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11월(-14.0%), 12월(-18.7%)에 보인 최악의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우면서 4개월째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선박은 늘었지만 수출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반도체·부품(-35.3%), 자동차(-49.4%), 1차금속(-35.0%) 등 감소율이 30%를 웃돈 품목이 많았다.

출하도 23.5% 줄면서 넉 달째 감소세를 이어간 가운데 내수(-24.6%)와 수출(-21.8%)의 낙폭이 전월보다 커지면서 나란히 20%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수출·내수 부진으로 감산에 들어간 생산현장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재고조정이 이뤄지면서 1월 재고는 전월 대비 3.5% 줄었다.

재고율은 작년 7월부터 계속 상승해 12월(129.4%)에 1998년 11월(133.7%) 이후 10년만에 최고로 치솟았다가 1월(126.8%)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 제조업 가동률지수도 29.1% 감소하면서 공장 돌리는 시간이 급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1.5%로 1980년 9월(61.2%) 이후 최악이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에 그치면서 감소폭이 둔화됐다. 특히 전월 대비로는 0.3% 증가했다.

◇ 소비·투자 암울...환란 이후 최악

지난달 소비 및 투자는 극심한 경기 침체의 여파로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였다.

소비는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5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설비투자와 건설 투자 모두 감소해 향후 경기 전망마저 어둡게 했다.

소비재 판매는 비내구에서 판매가 부진해 전월 대비 1.9% 감소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승용차, 내구재와 의복 등의 판매 부진으로 3.1% 줄었다. 경기가 안좋아지자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및 운수장비 투자가 모두 줄어 전년 동월 대비 25.3% 감소, 지난해 10월(-7.7%)이후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만큼 성장 동력이 꺼지고 있다는 신호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하고,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감소해 한국 경제가 앞뒤로 막막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12개월째 동반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 전문가들 "바닥 가늠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실물경제 추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직 가늠할 단계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틈새 시장의 수출 제고, 대대적 경기부양, 금융권의 유동성 확보 등을 주문했다.

정부가 대규모 감세안과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나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2·4분기에도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경기상황은 오는 9월을 변곡점으로 미미하게나마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면서도 "우리의 실물경제는 세계적 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이어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부양 상황을 지켜보면서 광공업 부문의 충당이 필요한 시장에 선제적으로 한국제품을 수출할 활로를 열어야 한다" 며 "동시에 대대적 경기부양책을 통해 산업의 생산력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1월 수출감소 등을 통해 1월의 경기 상황 악화는 예견된 일" 이라며"언제 경기악화의 저점에 이를지 가늠할 수 없고 상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 우려했다.

허 본부장은 특히 "지금은 금융권의 유동성 확보 등 경기악화를 최소화 하는 방법외엔 대안이 없다" 고 말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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