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번주 공고를 통한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 다음달 말께 직무적성검사(SSAT)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규모의 대졸 공채를 진행하는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공채 전형을 시작하면서 구직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취업난에 시달리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그 규모 면에서 상당 부분 부족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500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채용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채용 규모는 밝힐 수 없다"며 "다만 당초 예정보다는 많은 수를 채용하겠다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신입사원 및 기존 구성원에 대한 급여 삭감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통해 늘어나야 할 신규인력 창출 규모는 베일에 쌓여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근 '잡셰어링'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턴 채용 규모를 다소 확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인턴근무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나 공채 지원시 가산점 부과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이 30대 그룹의 대졸 초임을 삭감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 맏형 격인 삼성전자의 채용규모는 초임 삭감까지 나선 재계의 적극성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연봉 역시 구직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대졸자 초임은 28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입사원 초임을 10~15% 상당 삭감하기로 함에 따라 이들의 연봉은 2500만원 안팍에 머무를 전망이다.
성과급 상한선 역시 크게 줄어들어 성과급을 포함한 초임은 지난해 4000만원 안팎에서 3000만원 초중반 선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했던 PS 상한선은 30%, 생산성 격려금(PI) 상한선도 월 기본급 300%에서 200%로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부분 성과급이 연봉의 1~2% 상당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2500만원 이하의 연봉자도 나올 수 있다.
올해 입사를 준비중인 성균관대학교 강병민군(가명, 27)은 "대졸 초임을 삭감했으면, 이를 통해 기대되는 예산절감과 그 가운데 어느정도를 일자리 창출에 투입할지를 밝혀야 한다"며 "일자리 나누기'라는 명분 아래 힘이 없는 구직자들의 근무조건만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같은 학교 임성희양(가명, 25) 역시 "인턴에 지원했다가 구체적인 경력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6개월 안팍의 일회성 일자리로 생색을 내기보다는 장기적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고민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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