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저축銀, 상가 분양자 상대로 '이자놀이'

솔로몬저축은행이 건설사 부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가 분양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늦추며 이자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이 중도금대출 주거래은행으로 참여한 인천 부평 메트로상가 준공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분양자들의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공사인 우정건설이 부도 처리된 상황에서 당초 이자를 납입해주기로 한 시행사(A&T 산업개발)가 중도금 대출이자를 체불하자 솔로몬저축은행이 분양자들에게 이자 대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자들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면서 분양자들을 상대로 이자만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T 산업개발은 대보건설을 대체 시행사로 추천했으나 자금줄을 쥐고 있는 솔로몬저축은행이 반대하고 있어 시공사 선정 과정이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상가 분양권을 받은 강 모씨(남)는 "대보건설은 지난 2007년 기준 도급순위 119위의 상대적으로 건실한 건설사인데도 불구하고 솔로몬저축은행은 도급순위 771위의 코원건설이 아니면 시공사 선정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기관의 입맛에 맞는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시간을 끌며 이자나 챙기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상가 준공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분양자들이 속속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이자를 연체해 신용관리대상으로 등재된 고 모씨(남)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이자 납입 기한을 설정하고 기한 내에 이자를 내지 못한 분양자에 대해서는 재산을 가압류하고 신용불량자로 등재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만큼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일부 분양자들은 분양금 상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상가의 경우 대한주택보증의 보증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건설사가 도산해도 분양금을 환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기관과 시행사 측은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분양자들에게 불합리한 확약서까지 요구하고 있다.

확약서에는 시행사가 금융기관의 승인을 얻어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손해배상 청구 금지, 공사 재개 후 12개월 내에 입주 완료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김창우 솔로몬저축은행 전략영업팀장은 "공사를 재개하려면 2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시공사 선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분양자들의 이자 부담이 큰 것은 알고 있지만 시행사가 이자를 연체했기 때문에 채무자인 분양자들에게 이자를 물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분양자들은 또 다른 거래은행인 한국저축은행이 추가 시공 비용을 내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저축은행이 시공사 선정을 지연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민원 제기 내용과 솔로몬저축은행 측이 보내 온 답변서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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