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 대작 ‘아이온’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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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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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4년여의 연구개발 기간과 투자금액 230억원을 들인 신규 대작 게임 '아이온'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온은 지난 11월 오픈 이후 5일 만에 동시접속자수 20만을 달성하고 매출상승 효과로 월 120억원 이상의 매출은 무난한 상황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대박 신규 게임을 내놓고도 마음이 편치 않아 보인다. 게임 산업의 고질병인 사용자 정보 해킹 및 계정 도용 발생, 오토프로그램 사용 등의 문제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일 아이온 오토프로그램(이하 오토) 계정 7만415개에 대한 영구 정지 조치를 단행했다.

오토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으로 사람의 조작없이 자동으로 게임 내 역할 수행을 하고 아이템을 취득함으로써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레벨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비단 아이온 뿐 만아니라 국내 유명게임은 대부분 이 프로그램에 노출돼 피해를 보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러한 오토프로그램에 대해 게임업계 맏형의 역할을 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영구 삭제된 7만 여개의 계정 중 상당수가 억울하게 정지당한 케이스다. 각종 경로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도용당한 계정이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해 자신도 모르게 영구 계정 정지를 당한 것.

아이온 게시판에는 해킹을 당해 구제를 요청하는 글들이 약 1800건에 이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해킹을 당한 계정이 오토 프로그램 사용자로 분류돼 영구 계정 정지 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하소연하는 유저들의 항의가 게시판에 부지기수다.

또한 유저들은 엔씨소프트측이 계정도용 확인에 빠른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용자의 부주의로만 떠넘기는 엔씨의 정책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저들은 이에 대해 소비자원 집단분쟁소송을 신청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불황에도 선전하는 게임대작 아이온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더 나아가 국내 게임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엔씨소프트는 계정도용 방지를 위한 보안 시스템 강화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과 무엇보다도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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