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낮은 재정착률’ 개선 한목소리..보완책은 이견 노출
한 “뉴타운 근간 유지, 부분 수정” vs 민주 “MB식 뉴타운 폐기”
5일 국회에서 본지 주관으로 열린 ‘MB정부 주택정책 진단과 과제’ 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여야는 뉴타운 개발로 인한 원주민의 낮은 재정착률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민주당은 뉴타운 개발 이후 원주민의 20%가 외지로 나가야 한다며 전세대란, 집값대란의 도래를 우려했고, 한나라당 역시 뉴타운 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은 전체 세대수의 약 70%가 세입자며 주택소유자는 30%에 불과하다며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반면 여야는 용산 철거민 참사의 근본배경인 뉴타운 사업의 보완책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현 뉴타운 사업의 근간은 유지한 채 보상금 인상과 정부 중재 등 부분 수정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아예 기본 개념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 개정안 마련을 둘러싼 또 다른 진통을 예고했다.
◆한나라·정부..보상금 현실화·중재기능 강화
한나라당과 정부는 용산 참사를 계기로 이주비 등의 보상금을 현실화하고 재개발조합과 세입자간 마찰에 대비해 정부의 중재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토론자로 나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김익홍 박사는 “MB정부의 경우 ‘선 가격안정, 후 규제완화’를 표방하는 등 점진적으로 규제완화를 실시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의 경우 주택을 평생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투기로 바라볼 수 있는 만큼 먼저 국민들의 주택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어 “재산증식이 필요하긴 하지만, 교육, 의료복지 등을 집을 살 때 많이 감안한다”며 “사회통합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부동산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토해양부 도태우 주택정책관은 “뉴타운 정책이 서민을 내쫒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한 뒤 “주거세입자의 경우 4개월치 보상금을 주며, 임대입주권도 바로 준다”고 말했다.
도 정책관은 소형임대주택 소멸 우려에 대해 “재개발의 경우 17%를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으로 짓고 있다”며 “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을 30~50% 가량 늘려 임대주택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도 정책관은 향후 재개발 방식과 관련, “주공, SH공사를 중심으로 순환개발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용산 참사 재발방지책도 오는 9일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용산참사를 계기로 재개발사업 조합원에게 분양한 뒤 남은 상가에 대해선 세입자들이 우선 분양을 받고, 현행법에 규정된 3개월치 휴업보상비는 4개월치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향후 도시서민 주거지원을 위한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을 적극 마련한다는 계획이며 건물주 책임강화,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 세부 입법조치 사항은 당정협의를 통해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개정안 국회 제출.. “뉴타운, 서민·세입자 삶의 터전서 내몰아”
민주당의 경우는 이른바 ‘MB식 뉴타운’의 폐기와 뉴타운 사업에 대한 기본 개념의 수정을 주장하며 일본의 ‘마치즈쿠리’(지역 만들기)나 대전시의 ‘무지개 프로젝트’ 등의 선례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은 서민주거 공간 축소 및 세입자 대책 등을 거론하면서 “현재의 뉴타운 정책은 땅 부자와 투기꾼은 뉴타운과 투기조장정책으로 불로소득을 얻지만 서민과 세입자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서울시가 계획을 확정한 28개 뉴타운이 건설되면 14만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는다”면서 “동시에 현재 83%에 이르는 전세가격 4000만원 미만의 주택비율도 재개발 후에는 0%로 완전히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 20% 건설 의무화 △ 재개발 시 상가건물 임차인에 대해 임시 영업상가와 상가권리금 제공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전준경 박사는 “모든 뉴타운·재개발사업을 획일적으로 판단해 공통된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말고, 다양한 대안을 주민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상가세입자 권리금에 대한 일반화된 방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각 사업의 수익률을 전제로 권리금에 대한 보상방안을 다양화한다면 우선 급한 대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은 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은 순차적 개발방식의 도입과 권리금에 대한 보상 확대 등 세입자 보호 강화, 임대 및 소형주택 비율의 유지,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확대 조성, 소형 가옥주 ·조합원들의 재산권 보호 장치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및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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