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미국의 엑손모빌이 청개구리 행보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불황으로 정유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사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
엑손모빌은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던 지난 2007~2008년에는 유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투자를 꺼려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회장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연례 모임에서 향후 5년간 최대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손은 올해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29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오는 2013년까지 매년 250억~300억 달러를 석유 탐사와 증산 비용으로 쓰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5년래 최저치인 배럴당 45 달러를 밑돌고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에너지 수요가 줄고 있어 경쟁사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엑손의 증산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생산비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플래너리 크레딧스위스 에너지 담당 리서치 책임자는 "지난 2006년 이래 엑손모빌의 생산비용은 40% 늘었고 이같은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엑손은 투자 규모를 늘려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생산량을 2~3%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생산량이 일년 전에 비해 6.2% 줄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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