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자칫 일본과 미국업체까지 가세해 '반(反) 한국' 전선이 형성될 경우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피력했다.
앞서 대만 정부는 전날 난야, 이노테라, 파워칩, 렉스칩, 프로모스, 윈본드 등 메모리업체 6개사를 통합해 가칭 '타이완 메모리'를 6개월 내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일본의 엘피다나 미국의 마이크론을 통합 반도체 회사의 파트너로 채택기로 했으며, 이들 업체와 3개월 내에 논의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통합으로 서로 중복되는 라인의 폐쇄 등 생산시설의 조정이 이뤄져 그동안 D램 산업의 고질적인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현중 애널리스트는 "대만 메모리 업체들의 통합은 단기적으로 생산시설의 조정을 수반할 것"이라며 "공적자금 투입 후 대만 정부는 신설 반도체 회사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D램 산업의 공급 과잉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적자 축소를 위해 생산 제품을 다변화하고 일부 생산 시설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만 반도체 업체의 통합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 속에 이날 오후 2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0%, 하이닉스는 0.48%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의 통합 반도체 회사에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합세한다면 이들 '다국적 연합체'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서 삼성전자(31%)와 하이닉스(19%)를 규모 면에서 압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 업체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대만 정부의 보조금과 엘피다, 마이크론의 기술지원으로 다국적 연합체의 경쟁력이 예상외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왔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지수 애널리스트는 "다국적 통합 회사가 한동안 기술력이나 수익성 면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D램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으므로 3위 업체로 위상이 낮아지는 하이닉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다국적 연합체의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어려워 시너지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과거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합쳐 하이닉스로 탄생할 당시 일시적으로 점유율이 1위에 올랐으나 곧 떨어졌고, 일본 히타치와 NEC, 미쓰비시 등 3사도 통합 이후 점유율이 5위권까지 밀려난 사례가 있다.
더욱이 국적이 서로 다른 업체간 문화적 차이는 앞선 사례보다 더 클 것이고, 상이한 기술 수준도 매끄러운 '화학적 결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도 적지않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과거 D램산업 내에서 발생했던 합병과정을 보면 합병 초기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냈지만 시간의 경과와 함께 점유율이 감소했다"며 "대만 D램업체와 엘피다 또는 마이크론이 합병하게 되면 통합과정에서의 난관으로 말미암아 D램 산업 전체적으로 공급 증가율이 둔화돼 D램 산업의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통합이 전체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 시간 동안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공정으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현재 6개월에서 1년의 기술적 차이가 1년에서 2년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