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침체에 수요 감소... 원자재가격은 상승
정부, ‘총력수출지원체제’ 통해 위기 극복
국내 수출기업들이 최근 원달러 환율급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이득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어 경제기반 자체가 요동치고 있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이 같은 현상은 곧 수출실적 하락으로 연결돼 치명타는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와 급속한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대비책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출전선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에 대비해 정부는 ‘총력수출지원체제’를 가동,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 부실수출기업, 지난해 대폭 증가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7.1%감소한 25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에 비해 19.3% 가량 개선된 수치이긴 하나 주력 수출품목 중 선박류 (전년 동월대비 47.4%)를 제외한 철강 (-10%), 자동차와 가전 (각각 -33%),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각각 -31%, -36%) 반도체 (-40%)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이 전통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인데다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원화 평가절하, 즉 가격경쟁력 향상까지 염두에 뒀을 때 최악의 성적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최근 내놓은 ‘수출금융지원업체 부실현황’에도 수출위기감은 그대로 묻어난다.
수은이 수출기업에 대출을 해주고 이를 돌려받지 못해 부실채권으로 분류한 업체와 금액은 2007년 10개업체 120억원, 지난해에는 49개업체 134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들어 지난 달 말까지 부실 규모는 5개 업체에 178억원에 달한다. 수출마진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원인은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원자재 수입비용 증가.
제품 값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수요가 적어 이른바 ‘박리다매’ 효과를 누리기 힘들어 졌을 뿐만 아니라 원자재 수입대금 달러지출이 환율상승폭 만큼 늘어 가격효과가 상쇄됐기 때문이다.
또한 각 수출업체들이 고환율 상황에 대비, 자구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 “원자재가격 상승, 가격경쟁력 상쇄”
표민찬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화가 적당한 속도로 평가절하 된다면 수출업체들이 미래예측을 통해 환율변동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게다가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재료 및 원자재 수입가격이 크게 올라 수출가격이 상승,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 수요시장이 경기 하락으로 인해 급격히 위축돼 시장 환경도 나쁘다”면서 “제품가격이 내려도 수요가 없어 수출업체들은 물론 내수시장도 타격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역시 “세계경기침체로 인해 시장이 전반적으로 죽어있다”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이 가격 면에서 다른 외국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더라도 수출실적향상에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총력수출지원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해당 체제는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수출시장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보험기금 확충 규모를 지난해 250억원에서 올해 3100억원으로 1140% 증액하는 것과 △전략적 해외마케팅 강화 △지역별, 국가별 수출환경을 고려한 전략적 시장공략 등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